부산~괌 노선 등 일부 국제선이 ‘빈 비행기’ 수준으로 운항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연계된 공정거래위원회 규제로 비인기 노선 공급이 과도하게 유지된 탓으로 보인다.
22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괌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대한항공 KE2260편 여객기에는 승객 3명이 탑승했다. 여객기 전체 좌석은 180석 규모다. 일반적으로 180석 규모 항공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등 총 6명의 직원이 탑승한다. 승객보다 직원 숫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지난 1일 부산발 괌행 항공편의 탑승객도 4명에 불과했다. 지난 2일 대한항공 부산~괌 왕복 항공편의 총 승객 수도 19명에 그쳤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해당 노선 평균 탑승률도 10~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하루 왕복 1편, 에어부산은 하루 왕복 2편을 운항하고 있다. 출발 시간도 비슷하다. 이달 1일 에어부산이 운항한 부산~괌 노선 4대의 여객기에는 총 78명이 탑승했다. 비행기 1대당 평균 20명의 승객이 탑승한 꼴이다.
부산~괌 노선의 탑승률이 급락한 것은 여행 수요 변화에 따른 ‘노선 인기 하락’과 공정위 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조건으로 두 항공사를 포함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에 일부 국제선(산~괌, 부산~세부, 부산~베이징, 부산~다낭, 부산~칭다오) 공급을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치를 10년간 의무화했다. 이는 합병 이후 항공사들이 노선을 임의로 축소해 독과점이 강화되고 운임이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괌이나 세부는 과거 인기 휴양지였으나 최근 환율 상승, 여행 경로 다변화, 베트남 푸꾸옥·필리핀 보홀 등 경쟁 휴양지의 성장으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공급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위의 의도는 합병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노선을 합병 축소 시켜 독과점으로 인한 운임 인상과 공급축소 부작용을 사전에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탑승률이 10% 수준인 노선이 의무적으로 유지되면서 오히려 신규 노선 취항 등 지방 공항 노선 활성화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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