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여대 존치 둘러싸고 찬반양론 격렬
병역 문제 “불합리” vs “성 평등과 무관”
“제 딸이 나중에 여고나 여중이나 여대를 간다고 하면, 선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30대 직장인 남성 김모씨)
“공학을 나온 저는 동아리 활동 같은 걸 해도 항상 리더는 남자가 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여대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어서) 여대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직장인 여성 이모씨)
성평등가족부가 21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개최한 제3차 성 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에서 여고·여대 존치 둘러싼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여대 설립의 취지가 현재 상황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과 구조적 성차별이 아직 만연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립했다. 행사에는 20∼30대 19명이 참여했다. 20대 6명, 30대 13명이었고, 성별로는 여성 12명, 남성 7명이다.
◆“한쪽 성만 있는 사회 필요하나” VS “성 역할에 제한 없는 공간으로 기능”
김씨는 한쪽 성만 있는 교육 환경이 이롭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한쪽 성만 있는 사회라면 선입견이 생긴다거나, 현실 사회와 동떨어진, 다른 인식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현재 양육 중인 딸이 여중, 여고, 여대를 진학한다고 했을 때 꺼려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대가 생겨났을 당시에는 성차별이 강했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심했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여대에서 따로 교육받아야 하나라는 의문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김모씨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남고와 남녀공학을 고민할 당시 주변에서 ‘여학생들이 있으면 내신 점수를 받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대학에서도 여성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고 했다.
이 같은 견해들에 반대 의견을 밝힌 30대 남성 석모씨는 “그건 여자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남자들이 (공학에) 가면 힘들다는 논리냐”며 재차 물었고 “그건 그냥 본인들이 잘하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임신, 출산, 육아에서 비롯한 ‘경단녀’ 문제 등 구조적 성차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야 ‘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여성들이 받는 차별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대 여성 권모씨도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녀공학 중학교에서 운동 시간에 남학생들이 주로 활동을 이끌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여고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즉, 남고나 여고에서는 성별 구분에 따른 역할 없이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도 병역 의무 져야” 주장 제기
성평등부는 이날 병역 문제를 토론 주제로 제안했다. 현장에서는 병역의 의무를 지는 남성들이 느끼는 애로가 터져 나왔고, 동시에 ‘병역 문제는 성 평등과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남성에게만 병역의 의무가 있는 한 구조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도 장기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져야 한다”며 “기초군사훈련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김모씨는 해군에서 복무 중 목숨을 잃은 친구 이야기를 꺼내며 “징병을 징벌처럼 생각하게 한 나라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20대 남성 김모씨는 병역 때문에 남성 군 가산점 제도가 생겼고, 그 때문에 면제자가 오히려 불리한 위치게 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 가산점제를 둘러싼 대입이 있는데, 그 대립에 끼지도 못하는 게 면제자”라며 “여성들은 (남성이 면제 통보를 기다리는 동안) 취업을 할 수 있지만, 면제자는 시간이 붕 뜨게 되고, 그런 면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석씨는 성 평등 토크 콘서트에서 병역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성들이 군대에 불만이 있다면 그 불만은 정부나 군대에 말하면 될 일인데, 여성보고 ‘너네도 해라’ 이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30대 여성 오모씨도 병역 문제를 성차별과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그는 “여성들이 ‘남성만 군대 가야 한다’고 한 건 아니고, 국가 전략적 차원 아니냐”며 “군대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부분은 인권의 시각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성이 군 복무를 할 필요성은 인구수 감소 등 국가 전략 관점에서 따져야지 ‘여성도 가라’는 보복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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