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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어’에 물러난 평가원장… 난이도 실패론 처음

입력 : 2025-12-10 19:01:49 수정 : 2025-12-10 19:01:48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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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절대평가 전환 취지 무색
상대평가보다 1등급 비율 적어
사퇴 여론 격화… 국회도 압박
일각에선 “2040년 수능 폐지를”

지난달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이 ‘역대 최저 1등급’을 기록해 난이도 실패란 비판이 나온 가운데 오승걸(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평가원장이 출제 오류 등을 이유로 물러난 적은 많지만 난이도 실패로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 원장이 “수능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2년4개월 만으로, 오 원장은 임기를 6개월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평가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4.71%(2024학년도)∼12.66%(2021학년도)를 오갔는데, 2024학년도에도 1등급 비율이 적다는 비판이 나왔으나 이번처럼 논란이 크지는 않았다. 올해에는 상대평가(4%) 과목보다도 적은 수치가 수험생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가다. 수험생 부담 완화를 내세우며 절대평가로 전환한 영어가 오히려 수험생에게 ‘킬러과목’이 됐다는 것이다. 수능 성적 발표 뒤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오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랐고, 입시업계에선 영어 여파로 올해 입시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줄을 이었다.

이에 평가원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교육부는 이달 중 수능 출제와 검토 전 과정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여기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평가원과 교육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사퇴가 거론되는 등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이 커지자 오 원장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3대(연임 1회 포함 12명)까지의 평가원장 중 3년 임기를 채운 것은 4명뿐일 정도로 평가원장이 수능 출제와 관련해 사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오 원장의 전임인 이규민 원장도 2023년 6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모의평가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초고난도 ‘킬러문항’이 출제됐다는 질책을 받은 뒤 사임했다. 다만 출제 오류가 아닌 ‘영어 1등급 비율’이 발목을 잡은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란 반응이 많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능 체제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 가운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040년에 수능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미래형 대입 제도’로 △2028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30∼40% 제한’ 폐지 △2033학년도부터 수능 논·서술형 도입, 정시·수시 통합 △2040학년도 수능 폐지 등을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 등과 소통해 대입 개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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