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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롤러리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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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06 07:00:00 수정 : 2026-01-05 17:10:58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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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년 12월 2일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1817∼1825년 재임)가 연방의회에서 발표한 미국의 외교 정책 기조는 흔히 ‘먼로 독트린’(먼로주의)으로 불린다. 이는 크게 ‘유럽 대륙에 대한 미국의 불간섭’과 ‘미주 대륙에 대한 유럽의 불간섭’ 두 가지 원칙을 담고 있다. 국제정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먼로주의를 놓고 “미국이 유럽에 대해 ‘고립주의’를 추구한 반면 중남미에선 영향력 확대를 꾀한 외교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한마디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들을 향해 ‘중남미 지역은 미국의 앞마당이나 다름없으니 관심을 아예 끊으라’는 취지의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다. 1860년대 프랑스가 멕시코를 침략하자 미국이 강력히 항의해 결국 프랑스 세력을 쫓아낸 것이 먼로주의를 실천에 옮긴 단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트럼프는 마러라고에 있는 동안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체포 작전을 직접 지휘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 재임)는 1904년 “중남미 국가들이 정치적·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경우 미국이 간섭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루스벨트는 “유럽 열강들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중남미를 지켜야 한다”며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 등에 미군을 파병했다. 대외적 명분은 그럴 듯했으나 결국 서반구(西半球·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지칭)에선 미국이 이른바 ‘경찰 국가’ 노릇을 하겠다는 일방적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루스벨트는 자신의 노선을 먼로주의에 대한 ‘루스벨트 코롤러리(Corollary)’라고 규정했다. 영어 단어 코롤러리의 사전적 의미는 ‘필연적 결과’ 또는 ‘당연한 귀결’이다.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되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확장’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먼로주의 탄생 202주년을 맞은 2025년 12월 2일 내놓은 대(對)국민 메시지에서 “수세기 동안 공산주의, 파시즘, 외세의 침략 등으로부터 미주 대륙을 지켜왔다”고 먼로주의에 찬사를 바쳤다. 이어 “나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 오래된 정책(먼로주의)을 자랑스럽게 재확인한다”면서 이른바 ‘트럼프 코롤러리’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된 뒤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미국으로 압송되고 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뉴욕에 도착한 마두로(가운데)가 미 행정부 요원들의 경계 속에 구치소로 끌려가는 모습. SNS 캡처

사실 트럼프 코롤러리가 등장했을 때부터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는 ‘마약 유통 윗선’으로 지목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해 카리브해에 세계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艦)을 배치하고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했다. 급기야 새해 들어 3일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마두로 부부를 체포한 뒤 미국으로 압송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무척 까다로운 트럼프 코롤러리가 정확히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줬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저런 수모를 겪지 않으려면 국방력 강화가 급선무’라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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