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주부 이 모 씨는 최근 지난 10여 년 간 알뜰히 모은 저축예금을 증권계좌로 옮겼다. 올 들어 “상승장에서 나만 돈을 못 벌었다”는 소외 공포(포모·FOMO)에 휩싸였던 이 씨는 최근 폭락장이 마지막 투자 기회로 느껴진 것이다. 이 씨는 “경제지나 증시 전문가들 말을 종합하면 아직 코스피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며 “변동성이 큰 지금이야 말로 마지막 투자기회 인 것 같다”고 했다.
#.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최근 은행에서 마이너스 대출을 받았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 대열에 올라탄 것이다. 주식에 별 관심이 없던 박씨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성공담’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박 씨는 “올 상반기 까지는 (주식) 투자를 해도 된다는 지인들의 권유로 대출을 받았다”며 “주식 투자를 통해 연봉 이상의 큰 돈을 버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란 사태로 10% 넘게 급등락하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에도 ‘빚투’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장세가 ‘추가 매수 기회’라는 신호로 통용되는 셈이다. 하루 수 천억원씩 불어나는 은행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나 예금에서 수조원씩 빠져나간 자금의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 신용대출 증권사 이체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5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7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도가 아니라 실제 사용된 대출의 잔액으로, 2월 말(39조4249억원) 이후 불과 닷새 만에 1조2979억원 급증했다. 실제 영업일(3∼5일)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흘만에 약 1조3000억원이 한꺼번에 불어난 셈이다.
잔액 규모는 역대 월말과 비교해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3년 2개월 여 만에 최대 기록이다.
아직 5일간의 통계지만 증가 폭(+1조2979억원)은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1월(+2조1263억원) 이래 5년 3개월 여 만에 가장 큰 상태다.
2020년 하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초저금리 환경을 바탕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가 한창 늘어나던 시기였다.
이후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2021년 4월 말(52조8956억원) 정점을 찍고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줄어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 원 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와 국내외 증시 호황 등의 영향으로 다시 11월 말 40조원대(40조837억원)에 올라섰다.
연말·연초 상여금 유입 등에 39조원대로 줄었지만, 이번 이란 사태에 따른 이틀 간(3∼4일) 주가 급락을 거치며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는 증권사로 이체가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주 코스피·코스닥 급락 당시 증권사 이체액이 하루 1500억을 넘어선 것으로 미뤄 한도 대출(마통) 중심의 빚투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정기예금 이탈 가속화
예금에서도 대거 자금이 이탈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5일 현재 944조1025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7872억원 급감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인 요구불예금에서도 같은 기간 8조5993억원 (684조8604억원→676조2610억원)이 빠져나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와 함께 예금금리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인데도 예금이 줄고 있다”며 “따라서 예금 감소의 상당 부분도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란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이를 주식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한 고객들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뚜렷했다”며 “당행에서 2022년 12월 이후 마통 잔액이 최대 기록을 세웠고, 특히 2월 말보다 2000억원 가까이 급증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금융권은 향후 중동 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대출 증가와 증시 자금 유입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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