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가 인물” “한동훈 대세”
지역 표심은 오락가락 안갯속
“韓 나오고 대선 치르는 분위기”
李대통령 긍정평가 河에 쏠림도
“누가 돼도 안달라져” 일부 냉소
“여기는 (당보다) 인물 보고 뽑는다. 재수한테 잘 배워가 잘할끼다.”(구포시장 상인 70대 김모씨)
“보수 완전 썩었다 아이가. 다시 깨끗한 사람이 나와가 재건을 하든지, 확 갈아엎어야 된다.”(구포토박이 60대 정모씨)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전국적 관심이 쏠린 데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과 보수 진영 단일화 여부까지 맞물리면서 판세는 한층 복잡해졌다.
지난달 30일 찾은 부산 북구갑 구포·덕천·만덕동 일대의 민심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당 대표를 지낸 ‘스타 정치인’ 한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 전재수 전 의원의 지역 기반을 이어받을 여권 후보에 대한 호감, 정치권 전반을 향한 피로감이 뒤섞여 있었다. “이번에는 인물을 보겠다”는 목소리와 “누가 돼도 달라질 게 없다”는 냉소가 함께 흘러나왔다.
구포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한 전 대표의 등판으로 지역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부산 구포초·중학교를 나온 정씨는 “한동훈 나오고 나서부터 여기가 거의 대선 치르는 분위기 아이가”라며 “전재수가 계속 해왔으니까 하정우도 분위기가 나쁜 건 아닌데, 한동훈이 인물이 있어가 치열하게 붙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보수고 진보고 간에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야 되는데, 아무리 잘한다 카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나라가 바로 안 선다 아이가”라며 “내가 원래 보수인데, 지금 거기 살릴 사람은 그 짝(한동훈)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구포역에서 만난 이모(37)씨는 “사진 찍고 여기저기 다니기는 하는데, 진정성이 잘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을 향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노무현을사랑하는모임(노사모)’ 출신이라고 밝힌 김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박정희보다 더 잘한다”라며 “민주당이 옆에 있으니 재수 비서들이 올끼다. 어제 (하 전 수석을) 보러 갔는데 물건이 좋더라”고 했다. 다만 구포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황지수(51)씨는 “재수 표가 하정우에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북구가 고령층이 많은데 어르신들은 하정우를 모른다”고 했다. 또 다른 북구 주민은 하 전 수석에 대해 “손 털었던 아(애) 아이가”라고 했다.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컸다. 구포시장에서 30년간 화장품가게를 운영한 손연우(59)씨는 “예전에는 좋은 후보가 있으면 주변에 투표하러 가자 말하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투표하고 싶지도 않다”라며 “경기가 코로나 때보다 더 안 좋고 누가 돼도 내가 먹고사는 데는 상관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와 하 전 수석이 전입신고를 한 만덕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만덕 주민인 30대 A씨는 “한동훈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단톡방에 어디에서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다지 관심이 없다”라며 “사실 투표도 별로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라며 “청년층 공약을 보고 (투표할지) 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앞서 지역 민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3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함께 구포시장을 찾은 하 전 수석은 “북구 발전, 부산 발전을 위해 몸이 사라질 정도로 열심히 뛰겠다”며 “초심 잃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하겠다”고 했다. 4일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부산 강서 실내체육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북갑의 우선순위를 부산의 1번으로 끌어올리고 대한민국의 1번으로 끌어올리겠다”라고 강조했다.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하 전 수석과 한 전 대표의 양자 대결 구도가 부각되는 가운데,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영풍 전 KBS 기자 간 국민의힘 경선까지 맞물리며 보수 진영 단일화 여부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부산 북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자 가상대결에서 하 전 수석 30%, 박 전 장관 25%, 한 전 대표 24%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북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강춘환(64)씨는 “한동훈이랑 박민식은 자존심이 세서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라며 “둘 다 나오면 단일화도 쉽지 않고 표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세 사람 다 나오면 표가 더 쪼개져가 박빙으로 갈 끼고, 마지막까지 뚜껑 열어봐야 알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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