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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하더니 검은 연기 솟구쳐”… 주민들 “전쟁난 줄” 불안감 [한화에어로 폭발 사고]

입력 :
이하늘·이지민·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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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공장 일대 아수라장

“창문 흔들려” 119 신고 쏟아져
“추가 폭발 있을까봐 걱정 계속”

金총리 현장 찾아 “사고수습 총력”
노동당국, 산재수습본부 꾸려

경찰, 사고 원인·과실 여부 수사
시신 훼손 심해… 신원 파악 난항
여야 애도… 선거 유세 긴급 중단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흔들렸어요.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인근의 주민들은 폭발 사고와 함께 놀란 표정으로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잿빛 연기가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소방차와 구급차 수십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공장 안으로 잇따라 진입하면서 평소 한적한 분위기의 외삼동 일대는 순식간에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박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로켓 추진제 관련 공정을 진행하는 시설로 알려지면서 주민들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소방차 한 대가 정문 밖으로 나가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소방차 한 대가 정문 밖으로 나가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공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중에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린 뒤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인근 회사원 정모(37)씨도 “외근 도중에 사고를 목격했다”며 “혹시 추가 폭발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유성구민 등 대전시민들은 긴급뉴스 등으로 전해지는 사고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주민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거나 가족과 통화하며 사고 규모를 확인했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직후 대전소방본부와 유성소방서 등에는 “폭발음이 들렸다”, “검은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등의 119신고가 30여건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현장브리핑에서 사상자 신원과 관련해 “사망자 모두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며 “경찰이 신원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연락을 취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중대재해를 줄이겠다며 수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변화는 현저히 더디다”고 성토했다. 한국노총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사고는 반복되고 그 대가는 노동자들의 생명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산업안전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면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피해 및 복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피해 및 복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총력 대응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폭발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을 긴급 방문했다. 김 총리는 사고 직후 “행정안전부, 소방청, 경찰청, 대전시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신속한 사고 수습을 지시했다. 김 장관은 사고로 숨진 노동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신속하고 엄정한 사고 수습과 2차 사고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노동부에는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는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즉시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폭발 사고와 관련해 소방청과 경찰청, 대전시청, 유성구청 등에 모든 장비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뒤로 사업장 출입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뒤로 사업장 출입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대전경찰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 관련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폭발 원인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6·3지방선거 여야 대전시장 후보들이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 유세를 긴급 중단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이날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와 선거캠프는 사고 수습과 시민 안전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예정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역시 SNS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이날 “관계 당국에서 신속하게 구조와 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사고를 다룬 언론 속보 기사를 인용하며 “제발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정청래 대표는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와 관련해 전국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캠프에 로고송 사용과 율동 금지를 긴급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로고송 사용과 율동을 자제하고 차분한 선거운동을 하라”고 지시했다. 장 대표는 SNS 글을 통해 “폭발 사고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부상한 분들의 조속한 치유를 기원한다”며 “정부는 조속한 사고 수습과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 달라. 유가족과 부상자 지원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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