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선망을 받는 스타들의 삶은 찬란한 조명 아래서만 머무는 듯 보인다. 그러나 무대 뒤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들 역시 삶의 풍파를 견디며 가족이라는 책임을 짊어지는 평범한 일반인일 뿐이다.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스타들의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그들이 시부모를 살뜰히 모셔온 발자취는 묵직한 귀감이 된다.
방송인 박미선, 배우 이정현, 개그우먼 김지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이 세 명의 스타는 연예계 대표 효부로 꼽힌다. 이름 석 자가 가진 상징성을 내려놓고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시댁 부모를 위해 이들이 흘린 땀방울과 정성은 자극적인 가십들 사이에서 진한 여운을 전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인이자 탑 MC로 38년 동안 정상을 지켜온 박미선은 1993년 개그맨 이봉원과 결혼했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대가족 안에서 살아온 그녀의 시부모 봉양은 결혼 직후부터 시작되어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편하게 분가해 살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하지만 그녀는 늘 그것이 당연한 순리인 줄 알았다며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
박미선의 결혼 생활은 탄탄대로가 아니었다. 남편 이봉원의 계속된 사업 실패로 수억원의 빚을 떠안으며 사실상 가장으로서 밤낮없이 방송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순간에도 그녀는 시부모를 모시는 삶을 단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결혼 후 약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시부모님과 한집에서 동거하며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며느리로서 책임을 다했다.
박미선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남편 사업 실패로 힘들 때 시어머니가 살림과 육아를 전적으로 도와주셨다”며 고부갈등 없이 서로 의지하며 살았던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본인의 몸조차 돌보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집안의 중심을 잡고 시어머니와 살뜰하게 지내온 그녀의 세월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탁월한 요리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이정현 역시 시댁을 향한 마음이 남다르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재능인 음식으로 시부모님의 건강과 기력을 책임지는 지극한 효심을 보여주었다.
이정현의 시어머니는 친정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서울과 진주를 오가는 고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긴 이동으로 지친 시어머니와 홀로 남겨진 시아버지를 보며 이정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시부모님의 식사를 살뜰히 챙기며 며느리로서의 도리를 다해왔다. 특히 기력 회복이 필요한 시부모님을 위해 싱싱한 활전복을 공수해 전복김치부터 전복 솥밥까지 근사한 보양식을 뚝딱 완성해 내는 손맛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러한 며느리의 따뜻한 배려에 시어머니는 깊은 애정과 눈물로 화답했다. 이정현은 방송에서 “어머님이 정말 고맙다고 항상 얘기하신다. 남편에게 듣기로는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셨다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제는 시부모님이 남편보다 며느리를 더 찾을 정도로 “내가 딸 같다고 하신다”며 끈끈한 고부 관계를 자랑하는 이정현의 모습은 스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미를 여실히 보여준다.
네 아이를 키우는 다둥이 엄마로 대중에게 친숙한 개그우먼 김지선의 이야기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봉양의 대안을 제시한다. 결혼 후 거동이 불편하셨던 시어머니를 헌신적으로 돌봤던 김지선은 시어머니가 별세하신 후 홀로 남겨진 시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깊은 슬픔을 느꼈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시아버지가 느낄 고립감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 김지선은 자신의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로 아버님을 모셔오는 방안을 택했다. 이는 한집에 살며 발생할 수 있는 생활 속 불편함은 최소화하되 가족의 온기는 나누겠다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김지선은 매일 반찬을 나르고 네 아이와 함께 수시로 시아버지의 자택을 드나들며 아버님이 외로울 틈이 없도록 공간을 채웠다. 며느리라는 의무감을 넘어 부모 세대의 쓸쓸함까지 따뜻하게 품어 안은 그녀의 선택은 시아버지가 며느리 자랑을 아끼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김지선의 배려가 담긴 근거리 봉양은 오늘날 개인주의에 익숙해진 현대 사회에 신선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 세 명의 스타가 보여준 행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이들은 각자 주어진 여건 속에서도 15년간 시부모를 봉양하며 가정을 지켰고, 편찮은 부모를 위해 매일 주방을 책임졌으며, 홀로 남은 시아버지를 집 앞으로 모시는 결단을 내렸다. 세 사람의 속 깊은 흔적들은 며느리라는 이름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진정한 정성은 번지르르한 수식어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삶의 자리를 변함없이 채워나가는 발걸음에 있다는 진실을 깨닫게 한다. 결국, 누군가를 향한 진심은 화려한 말보다 꾸준히 지켜온 일상의 시간 속에서 그 깊이를 드러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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