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놓치는 등 충격 있었을 듯”
“화약 외 다른 물질 묻었을 수도”
한화 “정전기 제거 팔찌 차고 작업
勞와 합의 안 돼 내부 CCTV 없어”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번 폭발 사고는 추진제(연료)를 만드는 작업을 한 뒤 공구에 묻은 화약을 슬러지(반죽) 상태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한화 측 관계자는 이날 대전 유성구청 브리핑에서 “슬러지를 떼어내 10㎏씩 담는 비전도성 나무상자가 있고 이를 적재하는 렉(선반)이라는 게 있다”며 “렉 단위로 보관하고 있다가 나머지 폐화약을 굳히는 작업을 해서 처리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250도 이하에서 화약의 폭발성이 없다는 시험 결과를 토대로 작업을 진행했고 당시 현장 온도는 약 80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척 과정 자체의 폭발 가능성보다 슬러지 등에 어떤 충격이 가해져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최기일 상지대 교수(군사학)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화약제 혼합기통 세척 과정에서 폭발이 났을 거라는 보도가 많은데 여러 공장을 둘러본 입장에서는 외부적 충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도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세척 과정에서 정전기가 폭발의 원인이 됐다기엔 무리가 있는 측면이 있고, 어떤 무거운 물질을 떨어뜨렸다면 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원인에 대해 아직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원 이사도 “추진제가 묻어 있는 장비를 세척할 때 제대로 배합되지 않고 화학물질끼리 뭉쳐 있거나 남아 있다가 세척하는 과정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뭉쳐 있는 부분을 떼내기 위해서 (장비로) 두드려 깨거나 하면서 마찰이 생기거나 정전기가 발생했을 가능성, 또 세척 전 뭉친 부분에서 화학반응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진 목원대 교수(소방안전학)는 “세척이 이뤄진 화학물질이 순수한 추진제였는지 여러 약품이 섞였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러 공정 과정에서 추진제에 금속분말이 포함됐다면 물과 반응해서 수소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전기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한화 측은 “각 작업자는 손목에 정전기 제거 팔찌를 차고 있어 정전기 제거를 하고 있고 정전기 방지작업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사고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아 당시 무슨 상황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내부에 CCTV가 없는 이유는 개인정보 등 노동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설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이번에 사고가 난 사업장은 2018·2019년에도 폭발 사고로 총 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곳”이라며 “사업장 전반에 대한 총체적 개선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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