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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여당, 신념보다 ‘책임의 언어’ 집중해야”… ‘정청래 지도부’ 겨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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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beaut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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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순방 중 SNS에 장문 남겨
“현실 없는 이상주의자는 무능한 선동가”
‘정권은 짧다’ 정청래 향한 경고 해석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집권세력으로서의 책임과 포용의 자세를 강력히 주문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정청래 당대표의 ‘정권은 짧다’ 발언 등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노골화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해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여당(與黨)의 사전적 의미는 더불어 함께 하는 무리”라며 “여당은 이미 집권에 성공하여 주어진 공식 권력으로 주장 아닌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대신, 국가의 미래와 온 국민의 삶을 통째로 책임져야 하며, 결과로 증명된 성과를 통해 재집권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야당에 대해서는 “조정에서 밀려나 들판에서 재집권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집단”이라며 “야당은 여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 공격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정론을 인용하며 정치인의 자질로 대의에 대한 열정, 결과에 대한 책임감,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좋은 의도만 앞세우는 ‘신념윤리’보다 결과를 예측하고 책임지는 ‘책임윤리’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상이 없는 현실주의자는 눈앞의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자가 되고,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이 편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면서 “정치가 현실의 제약과 인간의 한계를 무시하고 이상만 고집하면 독선과 진영에 빠지게 되고, 이상을 잃어버리면 단순한 권력 유지로 전락하기 때문에, 현실을 바꾸려면 가치와 지향을 잊지않되 역설적으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균형감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의 역할과 관련해 “야당이 군대나 창과 가깝다면 여당은 농사와 그릇에 가깝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그래서 집권여당은 신념을 버리지는 않되 신념의 언어보다는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이상과 신념을 외치고 상대를 부정하며 투쟁에 매달릴 수 있지만, 여당은 장애와 방해를 뚫고 국민의 먹고사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쟁취한 권력에 근거한 정책 결정과 집행의 결과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집권세력은 구호나 주장이 아닌 냉철한 균형감각에 의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내 주류 세력을 향해 ‘진영’에 갇히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며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한 힘이라면 모든 것을 휩쓰는 격류보다는 모든 것을 담아 정화하는 큰 바다가 더 좋겠다. 불가피하게 깨고 나가야(돌파)한다면 깨지는 이들에 대한 배려, 공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위임을 받아 이미 집권했다면 사익 아닌 공익을 향한 가장 뜨거운 열정으로 고민하되, 가장 차가운 균형감각으로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며, 방해나 난관을 이겨내고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 당장 우리의 손에 이 나라의 운명과 5200만 국민의 삶이 달려 있다. 더 크게 더 넓게 더 멀리 보며, 더 많은 국민과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동시에 “전쟁을 통해 점령한 것이라면 배제와 독점이 이상할 게 없지만, 경쟁을 통해 부분의 힘으로 승리하여 전체를 대표하게 되었다면, 이제 모두를 위한 포용과 개방은 필수”라고 덧붙이며 당내 비주류 계파를 포용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당대표 연임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도권 싸움에 매몰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작심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최근 강성 지지층이 환호하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언급한 데 이어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해 친이재명계의 반발을 샀다. 이후 정 대표는 11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을 무려 15번, 단결을 9번 언급하며 급히 진화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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