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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심판한 민심에 정치권은 '대표 내홍'…"강성당원 위주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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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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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난지 열흘이 넘어가지만 여당 더불어민주당도, 야당 국민의힘도 명확한 승패를 이야기 하지 않은 채 당내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모두 ‘책임론’에 시달리지만 두 대표 모두 이를 명확하게 인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책임 여부를 둘러싼 각 정당의 내홍이 줄어들지않고 있다.

 

선거전부터 이러한 ‘대표 책임론’은 예정된 국면이었다. 장 대표와 정 대표 모두 격전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하기 못하는 흐름을 보였다. 당의 선거전략을 총괄해야 하는 당 대표가 다른 지역을 누볐다. 격전지 지역 후보들이 두 대표의 지원을 꺼렸다. 이렇게 된 근본원인에는 두 대표 모두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업고 당권을 거머줜 것이 거론된다. 강성 지지층에 호소한 발언 위주로 당을 운영하다보니 막상 전국단위선거에서는 중도층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이는 정당의 의사결정구조가 탄탄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정당의 허약한 기반이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커지는 구조로 연결되고 이것이 결국 ‘양당 모두 패배’한 전국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鄭·張의 격전지 미유세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25명은 공개적으로 장동혁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에서 4석을 건지는 것에 그친 국민의힘 성적표 책임을 장 대표가 져야 한다는 논리다. 김용태 의원은 회견에서 “저희 당 입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는 장 대표 때문이라는 것이 너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공천 내홍과 지원유세 등에서 장 대표가 실책을 했다는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우리 지도부가 지원유세를 갔던 곳은 전패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장 12석을 가져간 정청래 대표를 향해서는 ‘연임 포기’ 지적이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11일 의원총회에서 장철민 의원은 서울시장 패배를 언급하며 정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의 사퇴 요구는 사실상 연임 포기 주장으로 해석된다. 당내 원로인 박지원 의원도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산술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정치적으로 패배했다”며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책임을 지고 (다음 전당대회에)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 최민희 의원 등은 “서울을 탈환하지는 못했지만 정 대표가 왜 책임을 지느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이러한 두 대표를 향한 공세의 칼날은 선거 전부터 예상된 국면이었다는 평이다. 정 대표는 선거기간 동안 대표적인 격전지였던 대구를 들르지 않았고, ‘정청래 심판론’을 들고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출마한 전라북도에서 한 번만 들렀다. 장 대표 역시 선거기간 대표적인 접전지로 불렸던 부산과 경남을 들르지 않았다. 대신 두 대표는 충남에 공을 들였다. 이를 놓고도 선거기간 중에서 부터 두 대표의 득표력이 중도층에 먹히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있어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연합뉴스

◆“정당책임, 당원에 전가…의사결정구조 재설계해야”

 

여야 모두 ‘대표 책임론’을 두고 내홍에 휩싸인 본질엔 ‘당권 장악’과 ‘외연 확장’ 구조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당 가입 문턱이 낮아져 당원 수는 늘었지만, 정당 고유의 가치 체계와 교육 시스템이 부재해 강성 당원의 목소리가 커지는 구조를 공통으로 짚었다. 특히 ‘1인1표제’ 정착과 당원 중심 공천 등이 맞물리면서, 지도부가 중도 민심과 한층 멀어지고 리더십 위기를 맞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분석이다.

 

조귀동 민컨설팅 전략실장은 “현재 정당은 월 1000원만 내면 투표권을 가질 수 있지만, 당내 기초 네트워크나 교육 체계는 부재해 당원들의 ‘인앤아웃(In&Out)’ 현상이 심하다”며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이들을 단기간에 동원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강성인 메시지를 던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플랫폼화’된 정당에서 정치인들이 강경 노선에 올라타 당권을 쥐다 보니, 당선되더라도 리더십 기반이 굉장히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정당이 특정 지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당원 중심주의 자체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모집된 당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당내 경선이나 선거를 앞두고 동원된 당원이 적지 않고, 이들에 대한 관리나 역량 강화 없이 영향력만 비대해지는 건 문제”라고 분석했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책임 정당의 역할은 사라지고 모든 의사결정을 당원들에게 전가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윤교수는 “정당의 의사결정 기구가 지도부를 비롯해 여러 계층을 대표하는 위원회가 있는 것은 책임 정치를 위한 것인데, 필요한 때만 당원을 소환해 당원의 뜻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건 포퓰리즘”이라며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재설계할 때”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초선인 김남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원투표에서 50대의 의사는 인구비율의 두 배가 반영이 되지만 20대의 의사는 절반도 반영되지 못한다”며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젊은 세대를 끌어안기 위해서는 성별, 세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가 잘 반영되는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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