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평택 팹 완공 최대 12년 단축
삼성·SK,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정부, 전력·용수 등 전폭 지원
정주여건 갖춘 첨단도시 건립
법적 규제·행정 병목·인프라 해결
기업들 투자 실효성 극대화 꾀해
현대차 등도 대규모 지역 투자
전문가 “확고한 실행력 보여야”
정부가 29일 공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SK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이 투자의 핵심 주체로 나서고, 관계 부처들이 전력과 용수, 부지,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는 민관 합동 구조로 구성됐다. 기업이 투자를 결단하면 정부가 법적 규제와 행정 병목, 인프라 문제를 해결해 투자의 실효성을 최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4개 부처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보고자료에 따르면 삼성과 SK를 필두로 한 국내 기업들은 기존에 밝힌 투자액을 포함해 500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국내에 투자한다.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은 반도체 초호황과 인공지능(AI) 산업 한복판에 선 삼성과 SK다.
삼성이 밝힌 신규 투자 금액 중 425조원이 호남에 투입된다. 핵심은 광주에 조성하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팹) 2기다. 팹 건설에만 400조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전력, 용수, 인력 확보 및 양성, 정주여건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 일대를 수도권에 이을 제2의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용인과 평택 생산라인의 구축도 앞당긴다.
이어 삼성전자 패키징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시설이 위치한 충청권에 산업 고도화 차원에서 140조원을 투자한다. 천안과 온양에는 삼성전자가 56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HBM 팹을 구축하고, 아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67조원을 들여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
특히 삼성전기 사업장이 위치한 부산의 경우 최근 반도체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차세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첨단 반도체 기판의 선도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SK그룹도 삼성에 버금가는 금액을 투입한다. 우선 SK하이닉스를 통해 총 1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용인-청주-호남권을 잇는 AI 메모리 생산 벨트 구축을 추진한다. 기존 생산거점(용인·청주)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생산거점(호남권)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면서 급증하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2045년 완공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는 일정을 12년 앞당겨 2033년까지 네 번째 팹(공장)의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생산 설비·장비 등이 단계적으로 투자되면 용인클러스터에는 지난해 발표된 대로 총 60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청주 역시 100조원가량을 들여 낸드 신규 팹 건설과 생산장비 도입 등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을 담당하는 첨단 패키징 역량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차세대 생산 거점인 호남에 팹 2기를 짓기로 했지만 구체적 위치는 미정인 상태다. SK는 “부지 선정과 인프라 구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호남권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착수하지만 집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라며 “생산 능력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은 향후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경쟁력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는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약 1000조원을 투자해 총 15GW(기가와트) 규모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GS그룹과 네이버가 함께한다. 현대차그룹도 2030년까지 125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정부는 전폭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먼저 산업부와 과기부는 속도전(S), 거점전(S), 선도전(S)과 총력지원(F)으로 이루어진 ‘3S+1F’ 전략을 내세워 이들 기업의 지방 투자를 돕는다. 기후부는 충분한 전력과 용수 확보에 나서고, 국토부는 기업의 인재 수급을 위해 주거·문화·교육·의료 등 정주여건을 갖춘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에 돌입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대규모 지역 투자 및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호평하면서도 투자 계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확고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달 뉴욕시립대 교수는 “용수와 부지, 인력 확보 등 정부 지원책이 제때 추진되지 않으면 기업이 아무리 투자 규모를 늘려도 효과가 없다”며 “빠른 속도로 지원책을 마련해야만 투자 효과를 보고 지역 발전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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