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이상서 긴 식사 간격일수록 만성질환 누적 빨라
평소 식사와 식사 사이의 간격이 긴 고령층일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만성질환이 더 빠르게 누적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건강 효과가 연구돼 온 ‘간헐적 단식’ 등 긴 식사 간격을 유지하는 식사법을 고령층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아드리안 카르발료 카슬라 박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내과학 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서 스웨덴 노인 2981명을 최대 15년간 추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78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평소 식사 간격이 길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만성질환이 더 빠르게 누적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고령층에서는 간헐적 단식처럼 식사 간격을 길게 유지하는 식사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웨덴 국가 노화·돌봄 연구-쿵스홀멘(SNAC-K)에 참여한 60세 이상 노인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74.3세였으며 평균 7.2년, 최대 1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보고한 식사 시간을 바탕으로 하루 중 가장 긴 식사 간격을 계산했다. 이후 식사 간격에 따라 6~11.5시간, 11.5~12.75시간, 12.75~14시간, 14~24시간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60개 만성질환의 누적 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식사 간격이 가장 긴 14~24시간 그룹은 6~11.5시간 그룹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게 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성별, 생활습관, 식사의 질, 에너지·단백질 섭취량 등을 고려한 뒤에도 식사 간격이 긴 그룹의 만성질환 누적 궤적은 식사 간격이 짧은 그룹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질환별로 보면 식사 간격이 긴 그룹에서 심혈관질환과 신경정신질환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빠르게 누적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근골격계 질환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78세 이상 고령층에서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이 연령대에서는 식사 간격이 14~24시간인 그룹의 만성질환 누적 궤적이 6~11.5시간인 그룹보다 가파르게 나타났다. 반면 78세 미만에서는 식사 간격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젊은층을 대상으로 연구돼 온 간헐적 단식 등의 건강 효과가 고령층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소화와 영양소 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식사 공백으로 하루 식사 시간이 짧아지면 필요한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에 덜 효율적으로 반응하는 ‘동화저항’이 나타날 수 있는데, 긴 식사 간격이 단백질을 섭취할 기회를 줄여 근육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연구팀은 제시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인 만큼 긴 식사 간격이 만성질환을 증가시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간헐적 단식이 노인에게 해롭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노인, 특히 78세 이상 고령 노인에서는 평소 긴 식사 간격이 만성질환의 더 빠른 누적과 연관됐다”며 “이는 고령기에 장기간 단식이 해로울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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