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8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여부 관련해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난 6일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속도 조절을 당부하며 농어민 의견 청취에 한층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련 부처들에 “시한을 정해놓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대화하라”고 당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연내 가입 미신청’ 지시 배경으로는 지난 6일 청와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뤄진 CPTPP 가입 관련 보고 및 토의가 거론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11월 개최되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CPTPP 가입이 논의되려면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관보에 공청회 개최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CPTPP가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면서도 가입 결정은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통상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며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비공개 회의에서도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최근 농지 전수조사와 맞물려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심(農心)을 고려한 메시지로도 해석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농수산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의견이 함께 나오는 점을 거론하며 “정책 추진은 농어민들의 신뢰 및 공감대를 전제로 국익을 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농어민 신뢰 확보를 위해 과거 정부가 1조원 조성을 목표로 했던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약속대로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1조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원은 정부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주권 정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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