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삼성이 해외에서 부패방지법 적용 대상이 되거나 인수합병, 해외 관급공사 낙찰 등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29일∼12월16일 미국 소비자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평가 요소는 기업의 비전과 리더십, 사회적 책임, 호감도, 제품과 서비스, 근무환경, 재무성과 등 6개 항목이었다. 조사 당시 갤럭시 노트7 리콜이 한창 진행되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수사가 본격화해 삼성의 순위 추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삼성이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50’에서 삼성은 10년 만에 탈락했다. 삼성전자가 이 조사에서 50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2008년 이후 9년 만이다. 반면 삼성의 영원한 라이벌 애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에 선정됐고 아마존과 스타벅스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명단에서도 4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2013년 한 해만을 제외하고 줄곧 명단에 이름을 올려왔다.
해외 브랜드 이미지나 평판 순위 하락은 이 부회장의 구속보다는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부패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이 법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미국 영토 내에서 뇌물을 제공한 기업 등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 조항만 보면 삼성이 당장은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검찰 조사 결과나 트럼프정부의 의지에 따라 법을 확대적용할 경우 제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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