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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최순실 지시로 관세청장 인사 개입 정황

입력 : 2017-02-20 21:58:38 수정 : 2017-02-20 23: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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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법정서 고씨 음성 파일 공개/“다 불 각오… 안종범도 날아가” 담겨/ 최씨측 “고씨가 왜곡·조작한 것”/ ‘전화 녹음’ 김수현 3월 7일 신문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옛 측근인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가 최씨 지시로 관세청장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고영태 녹음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김수현(37) 전 고원기획 대표가 휴대전화로 녹음한 이 파일에서 고씨는 “중요한 것 또 하나 오더가 있는데, 관세청장을 하나 임명하라는데…”라고 김씨에게 운을 뗀다. 이어 “이 세관조직이 ××(비속어) 탄탄한 데라고… 그걸 깨려 하는데, 깰 만한 그쪽(행정고시) 기수들 말고 반대파들을 끼워야 한 번 될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한다. 고씨는 자신이 사람을 찾아보겠다며 “세관장 그 밑에 사람들 자리 또 인사했는데 기재부에서 1명 차장급으로 내려온다”라고 김씨에게 밝힌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고씨가 최씨 지시로 관세청장 인사에 개입하려 시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고씨와 친한 박헌영(39) K스포츠재단 과장이 “회장님(최순실) 생각은 독일로 이제 돈을 따로 빼고 싶어 하는 부분이 좀 있다”며 “영태형은 아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있다. 최씨가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에 드는 비용을 독일로 빼돌리려 한 정황이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김씨 등 고씨 주변인들이 고씨를 가리켜 ‘고벌구(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부르며 뒷담화를 나눈 내용도 공개됐다. 고씨가 지인들 사이에서 실은 ‘믿을 수 없는 인물’로 통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국정농단 의혹을 부인하는 최씨 측은 “고씨가 모든 사태를 왜곡하고 조작한 것”이라며 고씨에게 화살을 돌린다. 녹음파일에서 고씨는 측근들과 대화하며 “이사장하고 사무총장하고 쓰레기×× 같아… 정리를 해야지. 쳐내는 수밖에 없어… 거기는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 힘 빠지면…”이라고 말하고 김씨는 “500억이면 괜찮다니까요 형”이라고 거들었다. 또 고씨는 “조만간 하나 터지면 다 퍼뜨릴 각오”라며 “안종범도 날아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언론에 폭로하면 결국 안 전 수석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이란 예측을 담고 있다. 실제로 고씨는 “대통령은 소장(최순실)을 지키기 위해서 정책수석(안종범)에게 책임을 지울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신청에 따라 해당 파일을 녹음한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다음달 7일 공판에서 신문하기로 했다. 녹음파일에 담긴 내용을 놓고 최씨를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측과 검찰의 진실공방이 치열한 상황에서 김씨의 입이 주목된다.

장혜진·배민영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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