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0∼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바른정당은 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5.4%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한국당의 13.4%에도 못 미쳤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4.7%)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달 전만 하더라도 바른정당의 기세는 무서웠다. 새누리당(현 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지난해 12월 말 같은 기관 여론조사(12월 27·28일 조사)에서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이름으로 17.4%의 지지를 얻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오른쪽)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서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당내 민주주의적 토론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중구난방식 토론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선거권 인하 논란 등에서 일부 반대가 있더라도 빨리 정리하고 나갔어야 했다”고 자성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다른 당은 의원들의 평균 선수가 재선 정도인데, 우리 당은 삼선”이라며 “의원들이 자기들 의견이 제일인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권후보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이 급선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바른정당이 지지도를 끌어올릴 곳은 보수층밖에 없다”며 “창당 초기에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보수로 태어나겠다고 했는데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탄핵 전까지 매일 오후 8시에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김무성 의원 등 중진들이 모여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정국대응 및 지지율 반등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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