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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버려진 이웃집 갓난아기 20년 돌본 모정

입력 : 2017-05-24 19:45:56 수정 : 2017-05-24 2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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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어버이상’ 받는 김경순씨 / 10대 아들 둘 둔 단칸방 처지 불구 / 미혼모 아들 거둬 대학까지 보내 서울 금천구는 최근 미혼모의 아이를 맡아 건실한 청년으로 키운 김경순(60·여)씨에게 ‘장한어버이상’을 표창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금천구청에서 ‘장한어버이상’을 수상한 김경순(60·왼쪽)씨가 차성수 금천구청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금천구 제공
김씨는 최병진(20)씨를 생후 20일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이 때인 1997년 12월 최씨의 엄마로부터 부탁받고 20년간 키워 대학까지 보냈다. 최씨를 임신한 상태에서 김씨의 이웃집으로 이사 온 미혼모 A씨는 출산 후 20일이 지나 아이를 두고 떠났다. 김씨는 A씨와 언니 동생으로 가깝게 지내며 최씨의 출생신고도 함께 했다. 김씨는 A씨의 딱한 처지를 외면하지 못해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했다. 남편인 이은재(60)씨는 “어린 병진이가 너무 예뻤다”며 “중·고등학생 아들 둘을 이미 키우고 있어서 ‘막둥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월세 단칸방의 넉넉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김씨네 식구는 서로 아끼며 최씨를 키웠다. 2005년 A씨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김씨를 찾아와 최씨를 맡아 달라 다시 부탁했다. 김씨는 정식으로 최씨의 후견인이 됐다. 김씨는 최씨가 어릴 때부터 친모에 관해 솔직히 이야기해줬다. 최씨는 그런 김씨 부부의 뜻을 이해하고, 두 부부를 ‘할머니·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고마워했다. 2015년 최씨는 한 수기공모전에 두 부부의 고마움을 담은 사연을 응모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술을 마시고 돌아온 병진이가 ‘할머니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말할 때 가장 감동받았다”라며 “구김살 없이 바르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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