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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우주를 향한 중국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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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2 21:16:42 수정 : 2017-06-22 23: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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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첫 X선 우주망원경 성공적으로 발사
기초과학 발달 없이는 기술 개발 불가능
지난 15일, 중국이 X선 우주망원경 후이옌(慧眼·지혜로운 눈)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후이옌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상 550㎞ 위를 돌면서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은하 핵 등을 관측할 예정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적인 수준의 X선 우주망원경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현재 인류의 과학기술로는 방대한 우주를 직접 탐험할 수는 없다. 단지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을 통해 우주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빛은 전자기 파장으로 에너지에 따라 가장 강한 감마선부터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로 나뉜다. 그중 지상에서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과 전파뿐이다. 나머지 빛은 지구의 두터운 대기로 인해 땅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우주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모든 종류의 빛을 봐야 한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우주에서 일어나는 강한 폭발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X선이나 감마선으로 살펴야 한다. 물론 자외선이나 적외선도 필요하다. 우주에 망원경을 설치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의 찬드라 망원경과 유럽우주국의 XMM-뉴턴 망원경은 1999년 발사돼 거의 수명이 끝나가고 있다. 그중 찬드라 망원경은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블랙홀을 발견했다. 미국이 운영하는 또 다른 X선 망원경인 누스타는 2012년 발사된 것으로 후이옌과 비슷한 600㎞ 정도의 상공을 날고 있는데 예상 수명이 작년까지였다. 우주망원경은 지상에 가까울수록 대기 입자와의 마찰이 많기에 수명이 짧아진다. 일본은 지난해 2월 약 3000억원을 들여 X선 관측 위성 히토미를 발사했지만 본격적인 임무수행 전에 파괴되고 말았다. 따라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X선 망원경이 조만간 폐기되면 당분간 중국의 후이옌이 X선으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우주망원경이 될 것이다.

이번에 중국이 발사한 X선 망원경은 중국이 최초로 발사한 우주망원경이다. 중국은 이미 독자적인 우주정거장과 유인우주선을 개발하는 등 우주 개발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적인 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기초과학인 천문학에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축구장 30배 규모의 지름 500m짜리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톈옌(天眼·하늘 눈)을 구이저우성에 설치했다. 그리고 2030년까지 20기가 넘는 다양한 우주관측 위성을 발사할 계획도 발표했다. 우주 개발뿐만 아니라 천문학 분야에서도 세계에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이제 우주산업은 세계의 초일류 기업까지 뛰어드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이라는 기초과학의 발달이 필수적이다. 중국이 우주 개발과 더불어 천문학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쏟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수천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우주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우주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버금가는 예산을 천문학 연구에도 투자해야 한다. 기초과학의 발달 없이는 결코 뛰어난 기술개발이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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