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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車'에 미국산 부품 비중…한·미 FTA 협상 핵심

입력 : 2017-11-19 18:35:54 수정 : 2017-11-19 21: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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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경우 0∼3% 불과/적용 땐 무관세 위해 수입해야/올해 대미 車수출 증가율 ‘0%’/미국車 韓 점유율 5년새 2배↑
내년 본격화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이 자국 수출용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사용하라고 요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은 ‘좋은 일자리’란 국내 정치와 직결돼 한·미 어느 쪽도 물러서기 힘든 문제다.

19일 미국에서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자동차업체가 미 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추 대표는 지난 15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목표로, 자동차산업 호황기에 대한 향수를 가진 백인 지지층을 관리하려는 것”이라며 개리 콘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면담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한·미 FTA에는 한국산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경우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도 이런 조항은 없지만, 미국은 개정협상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이런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 지금은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만든 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려면 부품 62.5%가 이들 3개국에서 생산되면 된다. 제3국에서 만든 부품을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조립만 해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는 차원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비중을 85%로 늘리고 부품 50%를 미국에서 조달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추 대표 발언대로라면 미국은 한국에도 비슷한 요구를 해올 수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엑센트,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쿠페, 아이오닉, 투싼 등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 수출하는 모델에 미국산 부품을 적용한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쏘울, 스포티지, 포르테 등 기아차는 0%다.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기아차는 철폐된 관세를 다시 물거나 무관세 혜택을 위해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 일자리 문제를 위해서라도 ‘자동차=대표적 불공적 무역사례’란 미국 측 주장을 꼼꼼히 반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112억5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 ‘0%’다. 자동차부품 수출도 지난해 2.8% 감소했고 올해는 13.4%나 축소됐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13억500만달러로 4.6% 늘었다.

특히 한국시장 점유율은 2012년 FTA 발효 전 9.6%에서 지난해 18.0%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2015년부터는 일본산도 앞지른 상태다. 무역협회는 “자동차부문에서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FTA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 준다”고 지적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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