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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외모를 참 중시한다. 내가 이것을 처음으로 느낀 것은 내가 다니던 튀르키예 대학에서 한국인 교환학생들을 만났을 때이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학생들은 내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고 정말 생얼굴인지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머리가 너무 작다’, ‘눈이 정말 크다’, ‘코가 되게 높다’ 등의 외모 평가를 받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사실 나는 튀르키예에서 외출 시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물론 결혼식, 졸업식, 생일 파티와 같은 특별한 날은 예외였다. 그러나 한국에 유학 오면서 많이 달라졌다. 나는 학교에 가거나 친구를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어느 정도 꾸미기 시작했다. 은행과 같이 긴장하고 가야 하는 곳을 갈 때는 예뻐 보이면 직원이 더 잘 도와주고 일도 훨씬 쉽게 처리해 주는 것을 보고는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

알툰 하미데 큐브라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몇 년 전에 식당을 잘못 찾아간 적이 있다. 앉아서 차림표를 보니 내가 원하는 음식이 없었다. 외관이 비슷해서 내가 착각한 것이다.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그 직원은 인근에 있는 식당까지 데려다주었다. 참으로 고마웠다. 이 이야기를 다른 친구에게 했더니, 그 친구는 “한국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 게다가 너는 외국인이고 외국인 중에서도 피부가 하얗고 예쁜 편이라 더 친절하게 도와준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친구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석사를 마치고 학원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 초·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들도 외모에 엄청 신경 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이 화장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아이들 중에 예쁘고 잘생긴 아이와 못생긴 아이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사회적으로 외모의 기준이 정해져 있고 어린아이들도 그것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 있는 다른 나라 친구 중에는 자신의 몸무게 때문에 걱정하는 친구도 있다.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자기를 게으른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예쁜데 살 빼면 완벽하겠다”, “다이어트 시작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조언까지 할 때면 압박감까지 느낀다고 한다. 물론 자신을 생각해 주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인 줄 알지만 막상 듣고 보면 당황스럽고 기분이 안 좋아진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이런 외모지상주의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외모는 외모일 뿐이고 내면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외모를 꾸미고 내면을 무시하는 이런 사회적 풍조는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외모나 사회적 위치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정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외모나 물질적인 것들 말고, 실력과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알툰 하미데 큐브라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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