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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치원 사고 5년전보다 30% 증가… 만5세 교사 1명당 평균 ‘19.6명’ 맡아 [지금 교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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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7-22 06:00:00 수정 : 2024-07-22 10: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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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3만건이 넘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원 사고는 5년 전보다 30%나 늘어난 수치다. 현장에선 교사 1명이 아동 20명을 맡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원생 줄어드는데 사고는 증가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학교안전공제회 접수 기준)는 9861건으로 전년(9015건)보다 9.4%(846건) 늘었다. 5년 전(2018년 7484건)과 비교하면 31.8%나 급증한 규모다. 저출생으로 이 기간 유치원생이 67만6000명에서 52만2000명으로 22.8%(15만4000명), 유치원은 9021개에서 8441개로 6.4%(580개)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가파른 증가세다. 

 

유치원 사고는 2018년 7484건,  2019년 8768건으로 늘었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등원이 줄면서 2020년 6202건으로 떨어졌다. 이후 2021년 9180건, 9015건 등 다시 연간 9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사고의 경우 물체와의 부딪힘·긁힘·찔림·끼임 등 ‘물리적 힘 노출’이 5031건(51.0%)으로 가장 많았고, ‘낙상’ 2160건(21.9%), ‘사람과 충돌’ 841건(8.5%), 염좌 등 ‘신체충격’ 678건(6.9%) 순이었다.

 

만 0세부터 다니는 어린이집 사고도 증가세다. 어린이집안전공제회에 따르면 어린이집 사고는 2022년 1만9022건에서 지난해 2만1479건으로 12.9%(2457)건 늘었다. 어린이집 수도 2022년 3만923곳에서 2023년 2만8954곳으로 줄었지만 사고는 늘어난 것이다. 특히 어린이집에선 사망 사고도 2022년 5건, 지난해 1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어린이집·유치원 발생 사고는 총 3만1340건으로 집계됐다. 유치원·어린이집에 등원하는 평일이 250일가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평일 기준 매일 125건의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사고 부른다

 

현장에선 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처럼 교사 1명이 많은 아이들을 도맡는 구조에서는 사고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유치원의 교사 1명 당 평균 아동 수는 ▲만3세 14.5명 ▲만4세 18.1명 ▲만5세 19.6명이다. 만 5세의 경우 제주는 교사 1명당 맡는 아동이 22.7명에 달했고 ▲대구(21.7명) ▲부산(21.0명) ▲울산·경남(20.5명) ▲경북(20.3명) ▲인천(20.1명)도 20명이 넘었다. 반면 ▲전남(16.6명) ▲전북(17.2명) ▲세종(17.7명) ▲강원(17.9명)은 18명이 되지 않아 지역별 편차가 컸다. 어린이집의 교사 대 아동 평균 비율은 ▲만0세 2.8명 ▲만1세 4.7명 ▲만2세 6.5명 ▲만3세 10.6명 ▲만4세 14.5명 ▲만5세 14.8명으로, 유치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지역에 따라 어린이집도 교사 1명당 2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존재한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은 교육·보육 질은 물론 안전사고 빈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2021년 서울시가 어린이집 만3세반의 교사 1명당 아동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낮추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안전사고 발생 빈도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에서 만5세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아이 반에 21명이 있어서 선생님 혼자 20명 넘게 보다 보니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마음 한 쪽에 다치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있고 선생님도 힘드실 것 같아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낮아지면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 1명당 최대 28명’ 기준 낮춰야

 

교육부는 어린이집·유치원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진행하면서 교사 대 아동 비율 기준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현재 유치원의 교사 대 아동 비율 기준은 교육청마다 다른데 ▲만 3세 13명(인천)∼24명(강원) ▲만4세 16명(전북)∼26명(강원) ▲만5세 18명(전북)∼28명(서울·대구·강원)으로 지역별 편차가 크다. 지역에 따라 10명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밖에 어린이집은 ▲만0세 3명 ▲만1세 5명 ▲만2세 7명 ▲만3세 15명 ▲만4·5세 20명이고, 2∼3명 초과 보육도 재량 인정된다.

 

교육부는 교사 배치 기준을 교사 대 영유아 비율로 일원화하고, 교육청은 교육부가 권고하는 범위 내에서 비율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은 현행 기준보다 낮춰 설정하되, 구체적인 수치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기로 했다. 올해 연말 발표되는 유보통합 계획안에 해당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현장의 체감 아동 비율을 낮추기 위해 우선 ‘만3세 1:13, 만4세 1:16, 만5세 1:18’ 비율을 초과하는 학급에 추가 담임교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사립기관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있어 추가 교사 배치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도 기관이 의지만 있으면 보조교사를 배치할 수 있지만, 사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비용 문제 등으로 보조교사 배치를 잘 안 하는 분위기다. 교육계에선 교사 대 아동 비율 자체가 낮아지지 않는 이상 사립기관들이 먼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립 어린이집 교사 B씨는 “사립기관에 교사 추가 배치를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있기 어려워 보인다”며 “만3세부터 교사 대 아동 비율이 갑자기 뛰는데, 이 비율을 낮춘 통일안이 제시돼야 현장 변화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 담당 기자가 지금,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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