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인 부위 소독 후 얼음주머니로 찜질해야”
#1. 등산 중 벌에 쏘였다는 신고 전화 후 연락이 두절됐던 60대 남성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48분쯤 경기 양평군 단월면 봉미산에서 60대 남성 A씨로부터 “혼자 등산을 하던 중에 머리와 옆구리를 벌에 쏘여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봉미산 일대에 인력 30여명을 투입, 1시간30여분 만에 경사지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이미 심장이 멈춰 사후경직이 시작된 상태였다.
#2. 지난달 4일 오전 경북 예천군 용문면에서 벌초를 하던 50대 남성 B씨가 벌에 쏘여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이 없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에는 경남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야산에서 역시 벌초를 하던 50대 남성 C씨가 벌에 쏘였다.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상고온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벌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올해 7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벌쏘임 사고는 2815건에 달한다. 지난 3년간(2021∼2023년) 같은 기간 평균 2011건보다 40% 증가했다. 벌쏘임 사망자도 증가 추세다.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2023년 11명이 사망했다. 올해는 벌써 12명(3일 기준)이 벌쏘임으로 목숨을 잃었다.
기후 변화와 외래종 침입으로 말벌 개체군이 급격히 늘고, 산란기를 앞두고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공격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의료계는 벌 쏘임 사망 원인으로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추정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아나필락틱 쇼크)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물질을 극소량만 접촉하더라도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즉시 치료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벌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벌에 쏘였을 때는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한 뒤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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