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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9조원대 영업익…시장 기대치 하회에 전영현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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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8 10:54:49 수정 : 2024-10-08 1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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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에도 못 미치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회성 비용을 고려한다고 해도 반도체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돼 나홀로 ‘반도체 겨울’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274.49% 증가하긴 했으나,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은 당초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14조원대로 봤으나 최근 부정적 기류가 늘면서 10조원대로 전망치를 낮췄으나 잠정실적은 여기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지난 2분기 때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겼으나 1분기 만에 다시 1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한 79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반도체 부문 부진 영향이 크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서 제기된 반도체 겨울론은 미국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최대 실적으로 불식될 것으로 봤으나 삼성전자만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큰 손 고객’ 엔비디아에 HBM3E 8단·12단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범용 D램,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굳건한 1위를 지켜오고 있으나, 스마트폰과 PC 수요 회복이 늦어지면서 메모리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지연되면서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의 9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7.07% 내리며 지난해 4월(-19.8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가격도 전월보다 11.44% 하락했다.

 

DS부문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등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5조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부회장은 이날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주가하락과 기술 경쟁력 우려 등 시장에 퍼지고 있는 삼성 위기론을 조기에 불식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 위기론의 발원지가 반도체라는 점에서 반도체 수장으로서 위기 극복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연합뉴스

전 부회장은 현재 당면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제시했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투자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며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하고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반도체 수장으로서 실적 부진과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절감하면서 위기 극복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반도체 부문의 대대적인 쇄신과 혁신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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