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코코아 원재료값 급등에 고환율까지
새해 들어 식품업계 줄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연초부터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주부들 한숨만 깊어진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내달부터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더위사냥은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오르고, 슈퍼콘과 붕어싸만코 등은 1200원에서 1400원이 된다. 아카페라 사이즈업(350㎖)의 소비자가격은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오르고, 따옴(235㎖)은 2400원에서 2700원이 된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의 부라보콘과 시모나 등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파리바게뜨도 오는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되는 품목은 빵 96종, 케이크 25종 등으로 평균 인상폭은 5.9%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3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주요 인상 품목으로는 그대로토스트가 3600원에서 3700원으로 2.8%, 소보루빵은 1500원에서 1600원 6.7% 오른다. 딸기 블라썸 케이크는 1만 9000원에서 1만 9900원으로 4.7% 인상한다.
전날엔 롯데웰푸드가 오는 17일부터 26종의 제품을 평균 9.5%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오른 초코 빼빼로(54g)가 8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오른다. 초콜릿 가나마일드(70g)는 2800원에서 3400원, 몽쉘 오리지널(12입)은 66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된다.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스타벅스, 할리스, 컴포즈커피, 폴바셋, 동서식품 등도 최근 가격 인상을 했거나 시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최근 치솟은 원부자재 가격, 고환율 등이 꼽힌다.
코코아 시세는 최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20일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1만2565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로 올랐다. 커피 인상은 원두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원두값이 크게 치솟은 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고환율 영향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원가 압박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한숨이 나온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원료비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빙그레 관계자 역시 “최근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 증가에 따른 원가 압박이 심한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가격 인상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커피와 코코아, 과채 농축액 등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환율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설 연휴 전후 식품·외식물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주부들 시름은 커지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3.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44)씨는 “설 성수품 준비 때도 과일‧채솟값이 크게 올라 힘들었는데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다 올라버리니 애들 사주기 무서울 정도”라며 “정부가 물가 관리에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물가가 상반기에는 상방 압력을 받겠으나, 한 해 전체를 보면 둔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식품·사료원료 총 32종 수입품에 관세율을 잠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농축수산물 비축·방출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주요 품목별 물가동향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가격 불안 품목에는 대응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물가지표에 관해 “이상기후,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류와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결과”라며 “물가 안정이 ‘민생의 제1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안정적인 관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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