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빨라야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 애초 선고기일로 유력하게 점쳐진 14일에도 헌재는 재판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평의를 이어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들은 이날 오후에도 평의를 열고 탄핵심판 쟁점에 관해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은 지난달 25일 종결됐다.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론 종결 후 2주 내에 선고가 이뤄진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시점에 선고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미 2주가 훌쩍 지났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모두 금요일에 선고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변론 종결 후 2주째 되는 주 금요일인 이날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헌재는 이날 오후 4시까지 청구인과 피청구인 양측에 기일을 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통상 선고를 2∼3일 앞둔 시점에 당사자(청구인·피청구인)들에게 선고일을 통지하고 언론에도 공지한다. 헌재가 만약 이날 중 선고일을 발표해도 일러야 17일 선고가 가능하다. 그러지 않으면 19∼21일에나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심판 변론이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집중된 관심과 선고 후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할 때, 박 장관 탄핵심판 변론기일과 같은 날 선고기일을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빨라도 다음 주 목요일인 20일이나 금요일인 21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마지막 주나 4월 초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판관들은 변론 종결 직후 초반 며칠을 제외하고는 매일 평의를 열고 있는데, 아직까진 각자 견해를 정리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단계로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별로 재판관들 간 견해가 크게 엇갈려 의견이 잘 모이지 않을 경우 선고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일정도 변수다. 헌재는 지난달 19일 한 총리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하고 평의를 열어 심리 중이다. 한 총리 탄핵심판을 먼저 선고하기로 할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그만큼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소요 기간은 이미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노 전 대통령 사건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63일 만에, 박 전 대통령 사건은 91일 만에 선고를 했다. 윤 대통령 사건은 17일 선고를 해도 93일 만이다.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은 모두 헌재에 신속한 선고를 주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전날 서울고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탄핵도 (최재해 감사원장 등의 탄핵심판 결과처럼) 신속히 기각되는 게 마땅하다”며 “심리가 길어지는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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