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경북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가 추락한 헬기의 블랙박스가 전소돼 관계 당국이 사고 원인 조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실이 강원도로부터 제출받은 헬기교신기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낮 12시51분쯤 의성군 신평면의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한 임차 헬기는 불에 모두 타 블랙박스를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지방항공청 등은 사고 당시 모습을 촬영한 영상 자료 등을 수집하는 선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임차 헬기다. 당일 이륙 때 강원도 산불방지센터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후 별다른 교신 없이 추락한 것으로 강원도는 파악했다.
강원도 산불방지센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워낙 기상 상태가 나빴다”라며 “일부 목격자 등이 전신주 전선에 걸렸다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추정 단계로 확정이라고 보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40년 넘은 베테랑 조종사 고 박현우 기장이 순직했다. 따라서 임차 헬기 정비를 강화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상식 의원은 “고 박현우 기장님의 희생을 규명할 실마리인 블랙박스가 소실돼 진상 규명이 어려워졌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