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베선트 재무와 31 담판
이재용·정의선 등 재계도 합류
트럼프 “관세협상 연장 없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최고의, 최종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과 시한 마감을 사흘 앞두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핵심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 측 인사들을 만나 막판 조율을 거듭하는 가운데 재계 인사도 워싱턴으로 모여들어 협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는 8월1일 협상 시한을 앞두고 미국을 상대로 막바지 무역 협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입국 3시간여 뒤 곧바로 김 장관, 여 본부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약 2시간 동안 협의했다. 구 부총리는 시한 하루 전인 31일 미 무역 협상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담판한다. 한국시간으로 31일 밤 10시 45분으로 예정돼 있다. 협상 진전에 따라 이를 전후해 협상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트닉 장관이 지난 주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일 때 찾아온 김 장관과 여 본부장에게 “최고의, 최종적인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무역 제안을 할 때는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bring it all)고 말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현재까지 한국이 제시한 협상안에 만족하지 않았으며 사실상 추가 양보를 요구했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와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한국과의 관세 협상을 내일 끝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8월1일 시한은 8월1일 시한이다. 연장되지 않는다”라며 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8월1일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30일 입국해 3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다. 이날 워싱턴에 온 구 부총리, 지난주부터 미국에 머무르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동선을 따라 스코틀랜드까지 다녀온 김 장관과 여 본부장까지 경제·산업·통상·외교 당국자들이 워싱턴에 총집결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구 부총리, 김 장관, 여 본부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갖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간 통상협상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기도 했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워싱턴에 모여들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워싱턴에 도착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0일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내놓고 있는 핵심 카드인 조선협력을 담당할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도 전날 미국에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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