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재명정부에서 지역∙필수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의사제 등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의사·공공의사 전형으로 의대생을 선발해 면허 취득 후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게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데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 안에 해당 법안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해 의료계와 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협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안’에 관해 반대 의견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필수·지역의료 분야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을 일시적으로 의무 복무하게 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의료인력이 필수·지역의료를 담당하고자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중보건장학제도 등 기존의 유사 제도가 지원자 미달로 사실상 실패한 전례에 비춰볼 때 지역·공공의사 제도가 실질적인 인력 확보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10년간의 의무 복무는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므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협은 “특히 의사면허를 딴 후 전공의 수련 기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의무 복무 기간은 약 5년에 불과하다”며 “이는 10년 후 인력 이탈을 막지 못하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필수의료 특별법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3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관련 인력 양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의학·치의학·한의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선발하게 하고, 입학생들은 국가의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뒤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공공의대를 설립하거나 일반 대학이 일정 비율의 학생을 공공의사 선발 전형으로 선발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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