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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로 식탁 닦았다가 병원행”…세제로 빨아도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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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8 21:46:46 수정 : 2025-10-18 21:46:44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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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식탁을 닦고 조리대를 정리할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은 행주다. 하지만 세제 세탁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인하대학교와 유한킴벌리 공동 연구에 따르면, 일반 세제로 세탁한 행주에서도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12시간 건조 후에도 잔존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또 행주를 오래 방치할 경우 세균 수가 최대 1만 배까지 증가한다고 밝혔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젖은 행주 한 장이 주방 전체 세균 확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행주는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이 스며든 섬유 구조 때문에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살모넬라,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은 상온(20~25도)에서도 습기와 영양분이 있으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세균은 행주에서 도마나 식기 등으로 옮겨가며 교차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분석에서도 교차오염은 세균성 식중독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결국 행주 위생 관리는 주방 전체 오염을 막는 첫 단계다.

 

행주를 가장 확실히 살균하는 방법은 ‘끓이기’다. 전문가들은 행주를 끓는 물에 10분 이상 열탕 소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한두 숟갈 넣어 끓이면 대부분의 세균이 사멸한다. 100도에 가까운 온도를 충분히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식초는 살균력과 탈취 효과가 모두 있어 오래된 행주의 냄새까지 없애준다. 끓인 뒤에는 맹물로 헹군 뒤 남은 수분을 완전히 짜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끓이는 게 부담스럽다면 전자레인지 소독도 가능하다. 행주를 물에 충분히 적신 뒤 랩을 씌우지 않고 2~3분 가열하면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에서는 젖은 스펀지를 전자레인지에 2분 가열했을 때 세균의 99% 이상이 사멸된 것으로 보고됐다. 행주도 유사한 원리로 세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재질과 두께에 따라 내부까지 완전 소독이 어려울 수 있어 열탕 소독이 더 안전하다. 또한 마른행주를 그대로 돌리면 불이 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에 적셔야 하며, 금속 재질이 포함된 제품은 사용하면 안 된다.

 

살균 후에도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세균은 다시 증식한다. 행주는 젖은 채로 걸어두기보다 넓게 펼쳐 햇볕이 드는 곳에 말리는 것이 좋다. 환기가 어려운 실내에서는 선풍기나 제습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습기가 남은 행주를 싱크대 옆에 뭉쳐 두면 하루 만에도 세균이 급증할 수 있다. 결국 완전 건조가 살균만큼 중요한 핵심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교체 주기도 위생을 좌우한다. 행주는 오래 사용할수록 섬유 사이에 때가 남고, 삶기와 표백을 반복하면 조직이 약해져 오히려 세균을 더 잘 머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일주일에서 열흘마다 새 행주로 교체하는 것이 위생적이라고 조언한다. 오염 여부가 눈에 잘 띄는 흰색 면 행주가 가장 적합하며, 무늬나 색이 짙은 제품은 오염 확인이 어렵고 열탕 소독 시 변색될 수 있다.

 

보관 위치도 세균 관리의 변수다. 수전 옆이나 설거지통 위는 물방울이 자주 튀어 오염되기 쉽다. 통풍이 잘 되는 벽걸이형 건조대나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고, 식탁용·조리대용·싱크대용 행주를 구분해 두면 재오염을 막을 수 있다. 살균 후 다른 표면과 맞닿지 않도록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균’이라는 문구가 붙은 제품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일부 항균 행주 제품이 표시된 항균 성능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시험 기준에 미달한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항균 코팅보다 열탕 소독과 완전 건조, 정기적 교체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티이미지뱅크

겉은 깨끗해 보여도 속은 세균으로 가득한 행주. 주방의 위생은 매일 손에 닿는 천 한 장의 관리에서 시작된다. 하루 한 번의 소독과 건조 습관이 가족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오늘 저녁 식탁을 닦기 전, 먼저 행주부터 삶는 습관을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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