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준엽의 처제이자 대만 방송인 서희제(쉬시디)가 언니 고(故) 서희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희제는 지난 17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60회 골든벨 시상식(Golden Bell Awards)’에 참석해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상을 수상했다. 그가 대중 앞에 선 것은 올해 2월 언니를 떠나보낸 뒤 처음이다.
수상 소감에서 서희제는 “언니는 내가 오늘 여기 참석하는 것을 원했을 것”이라며 “엄마의 마음에 난 구멍을 이 트로피가 채워주기를 바란다”고 눈물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비록 언니는 없지만, 내가 있다”고 덧붙이며 오랜 시간 정신적 고통을 겪은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는 과거 자매가 함께 활동했던 그룹 ‘ASOS’의 곡이 흘러나와 현장 분위기를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당시 서희제는 울컥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이후 직접 무대 위에서 언니가 작사한 ‘Sisterly Love’를 불러 객석의 눈시울을 붉혔다.

백스테이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가리키며 “언니의 일부가 담긴 목걸이”라고 소개했다. “언니가 그리울 때 착용한다”며 ‘추모 목걸이’를 공개한 그는 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담히 털어놨다.
또한 “형부는 저와 언니를 늘 지지해줬다. 저는 형부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며 구준엽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그는 “형부가 매일 언니의 묘지를 찾아 밥을 먹고, 언니의 초상화를 그린다. 집안 곳곳이 언니의 그림으로 가득하다”며 형부의 근황도 덧붙였다.
이날 서희제는 상금 전액을 대만 화롄 지역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며 “이 상은 엄마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가슴에 큰 구멍이 있다고 하셨다. 오늘 제가 상을 받으면 그 구멍이 조금은 메워질 거라고 믿는다”고 전한 그는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한편 고(故) 서희원은 지난 2월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2022년 서희원과 결혼한 구준엽은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대만에 머물며 아내의 묘소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희제의 등장에 대만 현지 팬들은 “언니와 닮아가고 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전보다 통통해진 얼굴과 미소가 오히려 언니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향후 복귀 시점에 대해 “언젠가는 방송으로 돌아오겠지만, 지금은 시기를 정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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