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김해시의 과학관 개관식에서 천연기념물로 분류된 황새 한 마리가 폐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김해시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화포천습지 과학관 개관식에서 시는 황새 3마리를 방사했다. 이 중 수컷 황새 1마리가 내부 폭 약 30~40㎝ 케이지에서 나온 뒤 날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주변의 사육사들이 급히 황새를 사육장으로 옮겼지만 결국 폐사했다.
시는 황새 복원 사업을 주관하는 국가유산청에서 케이지를 정식 대여 받았으며, 케이지에는 통풍 장치 등이 갖춰져 있었다는 입장이다. 처음 황새를 데려올 때도 같은 케이지를 이용해 약 6시간 동안 운반해왔고, 개관식 당일 수의사와 사육사 등이 황새들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케이지로 쏟아지는 햇볕을 가릴 차양막은 없었다고 알려졌다.
외부 기온이 22도이던 이날 황새들은 케이지에 참석자들의 연설 후 방사를 기다리느라 약 1시간40분 정도 갇혀 있었는데, 이 때문에 탈진해 폐사한 게 아니냐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한다. 같은 온도에서 승용차가 창문을 약간만 열어도 직사광선을 받으면 내부 온도는 30도까지 오르므로 밀폐 공간은 더욱 뜨거워진다는 주장이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황새 폐사로 김해시의 보여주기식 행사 치르기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시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에 눈요기로 동물이 학대당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 동원을 금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매우 안타깝다면서 나머지 2마리는 철저히 모니터링으로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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