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자주 걷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걷느냐'가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년 여성에 대한 연구에서 주 3회 하루 4000보 이상 걸을 경우 사망 위험이 40%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많이 걸으면 만성 요통 위험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리쿠타 하마야 박사팀은 22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노년기 여성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하루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 간 관계를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노년 여성의 경우 주 1~2회라도 하루 4000보 이상 걸으면 사망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했고 걸음 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컸다며 걷기 패턴과 관계 없이 하루 걸음 수가 많을수록 건강상 이점도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많은 연구에서 활발한 신체활동이 건강수명 연장에 중요하다는 게 확인되고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얼마나 많은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지, 건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활동 수준은 얼마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심혈관질환과 암 진단 이력이 없는 여성 1만3547명(평균 나이 71.8세)을 대상으로 하루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 간 관계를 평균 11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2011~2015년 7일간 가속도계를 착용해 걸음 수를 측정했다. 추적 관찰이 이루어진 2024년까지 사망자는 1765명(13%),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을 사람은 781명(5%)이었다.
분석 결과 하루 4000보 이상을 걷는 날이 1주일에 3일 이상인 그룹은 하루도 안 되는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40% 낮았다. 1~2일인 그룹도 사망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하루 4000보 이상 걷는 날이 1~2일인 그룹과 3일 이상인 그룹 모두 하루도 4000보 이상 걷지 않는 그룹보다 27% 낮았다.
또 하루 평균 걸음 수가 5000보 이상인 경우 사망 위험이 30% 내외, 6000~7000보 이상인 경우 32~40% 정도 낮아지는 등 걸음 수가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조금씩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주 1~2회라도 하루 4000보 이상 걸으면 사망 위험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걷기 빈도보다는 걸음 총량(step volume)이 노년층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앞서 매일 많이 걸으면 만성 요통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걷는 시간이 100분 이상인 사람은 만성 요통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과기대 폴 야를레 모르크 교수팀은 14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하루 걷기 강도와 만성 요통 위험 간 관계를 4년 이상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요통은 모든 연령대 사람에게 기능적 건강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요통으로 인한 보건의료 부담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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