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단체 소속 이력에도 만남 강행
역대 시리아 대통령 중 백악관 첫 방문
트럼프 “이스라엘·중동 간 관계 개선”
중동 영향력 확대·이란 고립 노림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면제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 적대세력으로 꼽혀온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출신으로 이번 만남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담스러운 만남을 감행하면서까지 전략적으로 대시리아 유화정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 간 회담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는 중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제 중동에 평화가 왔다”며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 모두와 잘 지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시리아 건국 후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의 백악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알샤라 대통령은 알카에다 소속으로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카에다 연계 조직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 이후 시리아 북부의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오랫동안 통치해온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앞장섰다.
이런 이력을 가진 알샤라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수십년간 제재로 고립돼온 시리아가 알아사드 정권 축출 뒤 미국 등 서방과 협력 및 개방을 시작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가자전쟁 휴전 중재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들 간의 관계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도모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시리아를 적극 포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하고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알샤라 대통령의 알카에다 관련 이력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 연결고리가 있었던 알샤라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이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되는 데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랜 내전과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해 시리아 재건 사업을 돕기로 했다. 2019년 발효된 시저법은 시리아 정부, 군대, 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3국 기업·개인에 대해 미국이 2차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은 건설, 에너지, 금융, 항공 등 분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리아 정권을 고립시켜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알샤라 대통령을 만나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이후 시리아 내 특정 개인의 재산을 동결하고 특정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2004년 행정명령을 6월30일 폐지하고 7월 알샤라 대통령이 결성한 HTS의 외국 테러단체 지정을 철회하는 등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왔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BBC의 굴욕](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1/128/20251111518027.jpg
)
![[데스크의 눈] 빚투에 대한 이중잣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0/11/10/128/20201110523430.jpg
)
![[오늘의 시선] 다카이치 ‘대만 파병’ 발언과 한국의 딜레마](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1/128/20251111517592.jpg
)
![[안보윤의어느날] 소통이 사라진 자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1/128/20251111517579.jpg
)






![[포토] 아이린 '완벽한 미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1/300/2025111150797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