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도 “조작 실수 가능성 높아
고령일 땐 순간적으로 착각할 수도”
인파 밀집지 안전시설 확충 지적도
경기 부천에서 1t 트럭이 시장으로 돌진해 20명이 숨지거나 다친 가운데 60대 가해 운전자가 차량 급발진을 주장해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A씨의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명이 숨진 지난해 서울 시청역 사고를 비롯해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이나 대부분은 ‘페달 오조작’으로 판정되고 있다.
1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차량 돌진 사고가 연일 반복되면서 보행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청역 근처에서는 차량 돌진으로 9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운전자는 근처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와 차량 2대를 들이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도 차량이 돌진해 12명의 사상자를 내는 사고가 났다. 당시 70대 남성 운전자는 앞서가던 마을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그대로 시장으로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올해 5월 서울 강동구에서도 승용차가 시장으로 돌진해 11명이 다쳤다.
돌진 사고 운전자 대다수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대다수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급발진 주장사고 감정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의뢰된 사고는 401건이다. 이 중 341건(85%)이 감정 결과 가속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5%는 차량 파손으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 급발진이 인정된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시청역 사고에서도 1, 2심 모두 법원은 급발진 사고라는 운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사고에 대해 전문가들도 운전자 개인의 과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범죄학)는 “그간 (차량 돌진 사고의) 판결은 자동차 제작상의 기계 결함이 많지 않고, 운전자의 조작 실수로 결론내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례도 비슷하게 본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고령자의 경우 오랫동안 운전을 한 사람이라도 순간적으로 착각을 하거나 기계 조작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도심 등 인파가 밀집하는 지역에서 차량 돌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의 경우 시청역 사고 이후 보행취약구간 101곳에 강철 소재의 울타리를 설치했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차량 돌진 사고의 공통점은 도로의 구조 판단 자체를 정확히 하지 못하는 복잡성,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며 “전통시장 같은 곳의 경우 방호시설 등을 통한 차도의 구분이 없는 상태가 대다수여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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