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 수사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게 된 후, 외국인이 한국에서 범죄를 처벌받았던 사례가 공개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수원팔달경찰서 최영철 경감, 신재진 경감,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아랫집 여자가 거실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신고에서 시작됐다.
신고자는 아랫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확인하던 중, 한 남성이 어떤 집에서 튀어나와 도망가는 모습을 목격했고 뒤쫓았으나 놓쳤다. 그 집 안에서는 한 여성이 이미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의 왼쪽 어깨에는 15cm 쇠 날의 일자 드라이버가 꽂혀 있었고, 총 13곳의 자상이 확인됐다. 집 안에는 피해자 혼자 있었으며 장롱문과 책상 서랍이 열려 있었다. 강제 침입 흔적은 없었고, 현장에서 지문 등 생체 증거들이 확보됐다.
피해자는 남편과 단둘이 살던 60대 여성으로, 사건 당시 남편은 일본으로 여행 중이었다. 피해자가 살던 아파트는 러시아 사할린 교포들만 입주한 임대아파트였고, 피해자 역시 강제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갔던 부모를 둔 교포 2세로, 6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
하지만 이웃 주민 중 현장 지문과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공항과 항구에서도 수상한 출국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급히 귀국한 남편은 슬픔보다는 덤덤한 모습으로 수상한 정황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임대아파트 입주 조건을 맞추기 위한 위장 결혼 관계로 드러났다.
남편은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이웃 주민이 있다고 제보했지만, 금융 내역과 통신 기록 등에서 어떠한 연결점도 나오지 않았다.
사할린에서 온 피해자의 자녀들은 어머니가 모아온 2만5000달러의 행방을 물었지만, 집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남편의 통화 내역에서는 22통 중 12통이 한 남성과 주고받은 것이었고, 이 남성은 40대의 러시아인으로 남편이 경찰서에 출석한 날 사할린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됐다.
감청 결과, 두 사람은 러시아어로 “경찰이 나를 의심하는 것 같다”, “수사망이 점점 좁혀오는 것 같다”, “몸 조심하라”, “서울에 신문을 가지러 가겠다” 등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통화 상대에 대해 친구 아들이라 주장하며 건강 걱정 등을 나눴을 뿐이라 했다. 그러던 중 남편은 평소 자주 연락하던 누나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그의 집에 출동한 결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식탁에는 도수 높은 술과 심장약 포장지가 있었고, 약물 과다 복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남겨진 종이 한장에는 자신은 결백하고, 돈을 빌린 이웃 주민이 의심스럽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이웃 주민은 현장 지문과 일치하지도 않았다.
사할린 한인회에서는 남편의 통화 상대에게 범인이 아니면 한국에 들어가서 조사를 받으라고 요청했다. 또한 남성이 체류했던 현장 근처 고시원에서 채취한 머리카락은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했다.
한국에 오게 된 남성은 유창한 한국어로 범행을 부인했지만 DNA 증거를 제시하자 남편에게 천만 원을 받고 살해를 의뢰받았다고 실토했다. 그는 남편이 아내가 바람도 피우고 자신의 자녀를 무시했으며, 정부지원금까지 가져가 용돈도 주지 않는다 주장하며 살해를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서류상 부부 관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유였다. 결국 남성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한국에서 처벌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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