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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트럼프 측근 방패로… ‘정부 제재’ 외교문제로 커지나 [쿠팡 사태]

입력 : 2025-12-25 17:38:51 수정 : 2025-12-25 17:41:58
김희정·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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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대관 인력 확충 움직임

미국 내 로비로 韓 정부 압박 정황
하원 의원·트럼프 1기 관료 동시에
“美 테크기업 압박” 韓 때리기 나서

산재 사망·후기 조작 등 위기 마다
관행적으로 美 로비 비용 대폭 늘려
“美 기업” 강조하며 위기 모면 시도

대통령실이 ‘쿠팡 사태’와 관련해 외교·안보라인까지 불러 성탄절 긴급회의를 연 데는 쿠팡 측이 미국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면서 한·미 양국 간 통상 마찰 가능성까지 거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가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적극 ‘구명 로비’에 나선 듯한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창업한 쿠팡은 엄연히 ‘미국 기업’임을 강조하며 미국 입김으로 한국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담긴 듯하다.

 

러트닉 美 상무와 대화하는 김범석 사진은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왼쪽)이 지난 1월 미국 워싱턴 콘래드 호텔에서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와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이 2010년 창업한 쿠팡은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와 논란을 일으켜 비판 대상이 되자 2020년대 들어 전직 공무원과 국회 보좌관, 언론인 출신 등을 대거 영입하며 대관 업무를 강화했다. 2021년에는 뉴욕증시(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현지 대관 활동에도 힘을 기울였다. 미 상원 로비 보고서를 보면, 쿠팡Inc는 상장 초기인 202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75만달러(약 156억원)를 로비 활동에 사용했다. 로비 대상은 연방 상·하원은 물론 백악관과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재무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미국 내외 영향력이 상당한 권력기관들이었다.

쿠팡은 자체 로비스트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제프리 밀러가 이끄는 ‘밀러 스트래티지’, 로비 매출 1위 ‘에이킨검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최측근인 알베르토 마르티네스가 있는 ‘콘티넨털 스트래티지’ 등 쟁쟁한 로비 업체들을 활용해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알렉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도 쿠팡 소속 로비스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특히 한국 내에서 위기 상황이 생길 때 로비 자금을 대폭 늘렸다. 2021년 101만달러 수준이던 로비 자금은 잇단 근로자 사망으로 노동계와 정부 질타를 받은 이듬해 181만달러로 급증했다. 또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과 구매 후기·평점을 조작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15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지난해 쿠팡은 무려 387만달러를 로비에 쏟아부었다.

 

최근 최악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내고 부실·무책임 대응으로 일관하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쿠팡이 더욱 공격적인 미국 내 로비를 펼칠 것으로 쉽게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 정가에서 “한국이 미국 테크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음으로써 그 노력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기업들이 새벽 시간대 사무실 압수수색, 형사 처분 위협 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된다”(공화당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 등 쿠팡을 감싸고 한국 정부와 국회 규제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Inc 홈페이지에는 미국 정부와 의회 등 공공 부문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인력을 뽑는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이들이 맡게 될 업무는 ‘정책 입안자, 정부 관계자, 언론 등 핵심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쿠팡의 평판과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사실상 대관업무 역량 강화 차원으로 쿠팡 측이 한국 내 사태 수습보다 대미 로비에 치중할 경우 자칫하다 한·미 양국 간 외교·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이런 쿠팡의 로비 행태에 대해 “(한국 내 정당한) 제재와 규제를 한·미 통상 갈등이나 안보 문제로 비화하려는 시도”라며 “매출 99%가 한국 국민에게서 나오는데 그 돈으로 미국 정부에 로비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주권 침해이자 쿠팡의 민낯”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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