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위 완성차 그룹인 폴크스바겐이 지난 16일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 심화를 이유로 독일 드레스덴 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종료하고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1937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폴크스바겐이 독일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전환을 미루다가 미국 테슬라에 기술 주도권을 내주고, 지나치게 중국 시장에 의존하다가 치명상을 입었다. 내연기관 시대 경쟁 우위에 안주하며 기술 혁신과 변화를 거부한 탓이다.
독일 ZF사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이다. 변속기·섀시 등에 전통적 강점을 지녔다. 그러나 ZF 역시 전기차·소프트웨어 전환에 따른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ZF사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규모는 약 15억유로(2조6000억원)에 달하며, 2026년 내 인수 절차가 완료될 전망이다. ADAS는 카메라와 레이더 등 각종 센서로 주변을 감지해 사고를 막고 운전 편의를 높이는 첨단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의 필수 기술이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100년 만의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 전기차 전환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로 모빌리티(운송수단)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키워드는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로 불린다. 자동차의 경쟁력이었던 엔진, 변속기, 섀시 같은 기계적 완성도는 구시대 유물이 됐다. 이제 차량의 가치 중심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중앙집중형 컴퓨팅, OTA(무선 업데이트), 데이터 기반 기능 확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자동차가 하나의 전자기기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기능의 핵심이 바로 ADAS다. 삼성전자의 ZF사 ADAS 인수가 미래 모빌리티와 전장(자동차용 전자장치) 생태계 선점을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은 2025년 3000억달러(약 445조원)에서 2030년 4681억달러(약 695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을 둘러싼 승부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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