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별건·과잉 수사 ‘반면교사’로
증거·법리만 좇는 正道 수사 요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옛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할 검경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에 어제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이 임명됐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간의 각종 부당거래 혐의를 수사하던 중 윤영호 전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의 관여 정황을 포착해 초동수사를 한 뒤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인계한 곳이다. 그런데 가정연합 조사 과정에서 남부지검·특검팀 모두 별건·과잉수사 등 논란이 불거졌다. 검경 합수본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절제’와 ‘품격’을 갖춘 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합수본부장을 맡은 김 지검장은 윤석열정부 시절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분류돼 한직에 머물렀다. 그랬던 그가 이재명정부 들어 지난해 7월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울 시내에서 서울중앙지검 다음으로 큰 남부지검 검사장이란 요직에 발탁됐다. 앞서 청와대는 가정연합 사건을 ‘정치·종교 유착’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논란을 불렀다.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았는데 종교 법인 해산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권이 개별 사건 수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행태도 문제이지만, 수사 기관이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는 건 더 큰 문제다. 수사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있다는 점을 합수본은 직시하길 바란다.
우리 헌법은 20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가정연합이 단지 신도 수가 많지 않은 소수종교라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된다면 이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아닐 수 없다. 일탈적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수사와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합수본은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 없이 오직 증거·법리만을 좇는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현재 경찰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및 무소속 강선우 의원 등이 연루된 ‘공천헌금’ 사건을 수사하는 중이다. 김 전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정황은 오래전에 불거졌음에도 이제야 수사가 시작돼 ‘뭉개기’ 의혹이 제기됐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원은 진작 출국해 현재 미국에 있다고 한다. 이러니 경찰을 항해 “여당 눈치만 보며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수사 기관이 권력을 의식하는 순간 수사는 산으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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