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통합론 속 출마 가능성 높아져
우상호 강원지사, 김병욱 성남시장
김남준은 보궐 ‘인천계양을’ 도전설
청와대 근무 이력 당선 등용문 역할
文 정부 은수미 성남시장 등 대표적
정권 인기 여부 따라 줄줄이 낙선도
일각 “고위급 이탈 국정 차질 불가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청와대 참모 중 출마예상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실장·수석비서관급 고위 인사는 물론 비서관·행정관급에서도 출마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서는 참모진 대거 이탈로 인한 국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6일 청와대와 여권 등에 따르면 청와대 내부에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10여명 정도다.
공직선거법 제53조에 따라 공직자 사퇴 시한은 선거일 90일 전인 3월5일까지다. 출마 시 선거공보물에 청와대 근무 이력을 기재하려면 최소 6개월을 근무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청와대 인사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재명정부의 경우 지난해 6월 조기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후 청와대 인선이 전반적으로 늦어지며 공백 상태가 길었다는 지적을 받는데, 지방선거 출마로 공백이 더욱 가중될 경우 국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훈식·김용범·우상호 등 하마평
이재명정부 출범 후 1년 만에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는 현 정권의 중간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도 지방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간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남은 임기 동안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가 필수다. 그런 만큼 중량감이 큰 고위급들이 직접 선거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모두 공식적으로는 출마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출마 후보군으로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최근에는 전략경제협력 특사를 맡아 방산 수출을 주도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띄우고 있는 지방 통합론이 두 실장의 출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 대통령이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가장 먼저 언급한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뿐 아니라 광주·전남 간 통합도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강 비서실장이 대전과 충남이 통합될 경우 단체장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아산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강 비서실장이 대전·충남 통합 단체장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 실장뿐 아니라 전남 무안 출신의 김 정책실장 역시 광주·전남이 통합될 경우 통합 단체장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강원 철원 출신 우상호 정무수석의 경우 일찍부터 강원도지사 출마가 점쳐졌고, 김병욱 정무비서관은 경기 성남시장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했던 시·군·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 및 오찬 자리 배정도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당시 강원도 테이블에 우 수석이, 경기도 테이블에 김 비서관이 자리했다.
이외에도 울산 출신인 이선호 자치발전비서관은 울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인천 남동구청장 출신인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은 인천시장 출마 하마평에 올라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아산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던 전성환 경청통합수석도 강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에서는 김남준 대변인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예상된다. 김 대변인의 출마지로는 이 대통령이 당선되며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이 유력하다. 김 대변인이 지난해 9월 제1부속실장 자리에서 대변인으로 이동할 당시에도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중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행정관급에서는 진석범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의 화성시장 출마 가능성과 김광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의 인천 시의원 출마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출마자들이 결정되면 자연스럽게 청와대 인적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고위급 출마자가 여러 명이 될 경우 이재명정부 청와대 2기 인선의 폭은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靑 프리미엄?… 文정권 때도 출마 러시
집권 초 청와대 근무 이력은 선거에서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간주돼 과거 정권 때에도 청와대에서 나와 출사표를 던진 사례들이 존재한다. 문재인정부에선 출범(2017년 5월10일) 후 1년여 만에 치러진 2018년 6·13 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과 신정훈 농어업비서관, 문대림 제도개선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등 비서관급 5명과 행정관 11명 총 16명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 시한 전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실장이나 수석 정도의 중량감 있는 청와대 참모진이 선거에 차출되진 않았으나 비서관급 이하에서 대거 사의를 표하고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뛰어들면서 청와대 근무가 일종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다만 청와대 근무 이력이 당선 보증수표가 된 것은 아니다. 6·13 지방선거에 나선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의 경우 16명 가운데 당에서 단수공천 또는 경선 승리로 공천장을 받아 후보로 선거를 뛴 이들은 8명이며, 실제 당선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6명이다. 당시 후보자 중 낙선의 고배를 마신 건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오중기 전 선임행정관과 제주도지사에 도전했던 문 전 비서관이다.
청와대에서 나와 곧바로 지방선거에 뛰어든 참모진의 숫자와 당선자 수는 정권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이명박정부에선 출범(2008년 2월25일)후 2년 3개월가량 지나 실시된 2010년 6·2 지방선거에 비서관 1명과 선임행정관 1명 등 2명이 선거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으나 모두 낙선했다. 박근혜정부 출범(2013년 2월25일) 후 1년 3개월여 만에 치러진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행정관 3명이 청와대를 떠나 지방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그중 1명만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윤석열정부 출범(2022년 5월10일) 직후 치러진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에는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인 탓에 대통령실 근무라는 이력을 내세워 출마한 사례는 없었다.
◆총리·장관 등 내각 인사 출마설도 솔솔
청와대 내부뿐 아니라 이재명정부 내각에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나올지도 세간의 관심사다. 경북 안동 출신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여권에서 경북지사 후보군으로 꼽힌다. 안동에서 보수 정당 소속으로 3선 의원을 지낸 권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지역 정가에선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에 나섰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 한 번 도전에 나설지도 주목하고 있다.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김경수 위원장은 경남지사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일명 ‘서울시장 차출설’에 거듭 선을 그으며 출마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장관직에서 자진사퇴하고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혹에서 벗어날 경우 부산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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