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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의 한국 사랑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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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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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미국을 방문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행사를 모두 마친 다음 의사당에서 나가려고 출입문 쪽으로 가는 문 대통령 일행을 누군가 다급히 쫓아갔다. 다름아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었다. 1940년생으로 당시 81세이던 펠로시는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었는데도 쏜살같이 달려가 문 대통령을 불러 세웠다. 그때 문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들은 훗날 “고령에 하이힐을 착용하고 어떻게 그처럼 빨리 뛸 수 있을까” 하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펠로시의 행동은 자신의 보좌진 중 마침 한국계 미국인이 있어 문 대통령에게 그를 소개시키기 위함이었다.

 

2022년 8월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 뒤의 화면에 그가 동료 하원의원들과 함께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찍은 기념사진이 띄워져 있다. AFP연합뉴스

펠로시는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돼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한 1987년부터 한반도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한국인을 비롯해 아시아계 주민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6선의 중진 의원이던 1997년 8월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위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은 눈에 띄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방북 후 펠로시는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에 제공된 국제사회의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 당국이 아닌 국제 비정부기구(NGO)가 직접 식량 배급을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2년 8월 펠로시가 미 하원의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펠로시가 대만을 거쳐 한국에 온 점은 우리 정부 입장에선 솔직히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 대만은 물론 한국에까지 으르렁거렸기 때문이다. 당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펠로시를 위해 출영(出迎)을 나간 한국 정부 인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은 ‘의전상 결례’ 논란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름 휴가 중이란 이유로 펠로시와 대면하지 않고 전화 통화로 갈음했다. 그래도 펠로시는 판문점을 찾아 공동경비구역(JSA)을 지키는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하원의원 20선을 기록한 그는 오는 2027년 1월 약 40년의 의정 생활을 마감하고 정계 은퇴를 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지난 22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야구 선수 이정후(27)가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서류 미비로 일시적 구금을 당했다. 그러자 펠로시 측에서 “이정후가 신속히 풀려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실제로 이정후는 약 1시간 만에 석방됐고, 국내 야구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0선 의원이자 전직 하원의장인 펠로시가 이른바 ‘전관예우’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것 아닌가 싶다. 현재 85세인 펠로시는 오는 2027년 1월 정계에서 은퇴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펠로시 같은 지한파(知韓派) 거물 정치인의 퇴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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