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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회의 중 꼬르륵 꼬르륵”…한국인 30%, 배가 더부룩함 느껴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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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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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왜?”…소화제부터 찾는 사람들이 놓친 것
“단추부터 푼다”는 사람이 늘었다…식후 더부룩함 키우는 5가지 음식

“점심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단추부터 풀어요.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요.”

 

매번 같은 음식을 먹고도 배가 불편하다면, 참을 문제가 아니라 식탁부터 다시 보라는 몸의 신호다. 뉴시스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 점심시간이 끝난 뒤 책상에 앉은 직장인 박모(34) 씨는 배를 살짝 움켜쥐었다. 트림이 올라오고, 뱃속에서는 소리가 났다. 그는 “회의만 들어가면 더 신경 쓰인다”며 “이게 소화가 안 되는 건지, 병원에 가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식사 후 찾아오는 복부 팽만감은 낯선 증상이 아니다. 병원을 찾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 현장에선 “습관처럼 반복되면 식단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 10명 중 많게는 3명…“흔하지만 가볍진 않다”

 

24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복부 팽만감은 일반 인구의 약 10~30%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단순히 ‘더부룩함’으로 치부되지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대표 증상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상 국내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는 연간 140만명 이상이다. 의료진은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가 겹치면서 20·30대 환자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한다.

 

◆문제는 ‘얼마나 먹었느냐’보다 ‘무엇을 먹었느냐’

 

식사량이 많지 않아도 가스가 차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화 과정에서 대장까지 내려간 음식이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며 가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특정 음식은 이 과정을 더 빠르게, 더 크게 만든다.

 

대표적인 게 콩류다. 영양은 풍부하지만 일반 콩은 소장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넘어가 가스를 만든다. 그렇다고 피할 수만은 없다.

 

의료진은 “병아리콩이나 검은콩처럼 상대적으로 소화가 쉬운 종류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예전엔 괜찮았는데 요즘은 라떼만 마셔도 속이 부글거린다”는 말도 흔하다. 나이가 들수록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유뿐 아니라 요구르트, 치즈, 크림까지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두유, 아몬드유, 코코넛유 같은 대체 음료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감 차이가 크다.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소화 능력의 변화라는 얘기다.

 

◆‘몸에 좋다’고 생으로 먹은 음식이 오히려 독이 될 때

 

마늘과 사과도 자주 지목된다. 마늘은 항균 효과가 뛰어나지만 생으로 먹을 경우 가스를 유발하기 쉽다. 사과 역시 천연 과당이 많아 장에서 발효되며 복부 팽만을 키울 수 있다.

 

공통된 해법은 간단하다. 익혀 먹는 것이다. 마늘은 충분히 조리하고, 사과는 구워 먹거나 졸여 먹으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생과일을 원한다면 블루베리나 바나나처럼 비교적 가스를 덜 만드는 과일이 대안이다.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같은 십자화과 채소는 장내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문제는 그만큼 가스도 많이 만든다는 점이다. 잦은 팽만감이 있다면 상추, 시금치처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채소로 식단을 조정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다.

 

◆“가스는 몸이 보내는 식단 신호다”

 

배가 더부룩할 때 탄산음료를 찾는 습관도 흔하지만, 의료진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단언한다. 탄산 자체가 가스를 직접 추가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나은 음료는 결국 물이다.

 

빵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유제품과 글루텐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가스를 유발하기 쉽다. 줄이기 어렵다면 현미, 퀴노아, 메밀 등 다른 곡물을 사용한 빵을 고르는 쪽이 낫다.

 

같은 양을 먹어도 음식 조합에 따라 복부 팽만이 달라질 수 있다. 연합뉴스

의료진은 복부 팽만을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몸의 피드백으로 본다. “같은 음식을 먹고도 매번 배가 불러온다면, 장이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약보다 먼저 점검해야 할 건 식탁 위 선택이다. 식후 반복되는 가스와 더부룩함이 익숙해졌다면, 그건 참을 문제가 아니라 바꿔야 할 습관일 수 있다.

 

점심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늘 불편하다면, 그건 위장이 아니라 식탁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소화제보다 먼저 바꿔야 할 건 오늘 점심 메뉴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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