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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허공에 주먹질 한다면?”…치매 진단 없어도 기억력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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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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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에 고함을 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험한 잠버릇을 보이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당장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기억력 등 주요 인지기능이 서서히 망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겪지 않더라도 기억력 증 주요 인지기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팀(제1저자 홍정경 교수)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62명을 평균 7.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질환으로, 자는 도중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강력한 전조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로 분류한다.

 

기존 연구들이 2~4년 정도의 단기 관찰에 그쳤던 것과 달리, 연구팀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이되지 않고 5년 이상 증상을 유지한 환자들을 장기 추적해 인지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 환자들은 주의력·작업기억력이나 기억력 영역에서 점진적이면서도 뚜렷한 기능 저하를 보였다.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은 ‘숫자-기호 연결 검사(Digit Symbol)’였다. 처리 속도와 주의력, 시각-운동 협응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이 항목에서 환자들의 점수는 매년 평균 0.084점(z-점수 기준)씩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 검사가 조기 인지 변화를 감지하는 가장 민감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언어 기억력(매년 0.054점 감소)과 시각적 기억력(매년 0.037점 감소) 역시 꾸준히 떨어졌다. 연구팀은 “단기간에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장기간 누적되면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수준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별에서는 다른 증상이 나타났다. 남성 환자는 주의력, 기억력, 실행 기능 등 뇌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기능 저하가 나타난 반면, 여성 환자는 일부 항목(숫자열 기억 등)에서만 제한적인 저하를 보였다.

 

윤 교수는 “여성 환자가 뇌 손상 회복력이 더 좋거나, 발병 원인 물질인 비정상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속도가 남성보다 느릴 가능성이 있다”며 “성별에 따른 맞춤형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10년 이상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발전하지 않고 렘수면행동장애만 앓고 있는 ‘장기 안정군’ 환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 역시 전체 환자군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일부 검사에서는 더 급격한 인지 저하를 보였다. 

 

홍 교수는 “당장 치매나 파킨슨병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다면 이미 뇌의 인지기능 저하는 진행 중일 수 있다”며 “증상이 있다면 안심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를 통해 뇌 건강을 꾸준히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의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슬립(SLEEP)’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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