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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李대통령 외교가 ‘치적’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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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해부터 성공적 정상외교
급변하는 국제 정세 대비하려면
외교 결과물의 제도화 작업 필요
조직과 생태계 개혁 우선시돼야

이재명 대통령의 첫 1년의 외교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대통령의 첫해 외교는 늘 화려하게 부각되지만 국내외 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 현대 외교는 정상의 외교다. 왕조시대에 외교는 ‘국가의 영토와 신민의 소유주’인 군주의 독점 권한이었다. 그 시대에 외교(diplomacy)는 군주의 지배권력과 관련된 문서의 진위를 판별하는 일을 의미했다. 외교는 대리인인 외무장관과 대사가 대행했다. 국민이 주권자가 된 오늘날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간 외교는 물론 양자간 외교에도 국민대표인 정상이 직접 참석하는 정상외교가 일반화되었다.

한국의 외교는 ‘견고한 한미동맹과 함께, 북한이 한국에 순응하고,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를 잘 관리하며 협력하고, 중국과도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안보를 굳건히 하는 것’이 최선의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외교의 지정학적 제약은 선명하다. 주변국들이나 북한에 늘 견제당한다. 한국은 특히 미국의 안보·경제정책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약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취임 직후부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부과와 이기적 패권외교에 대응하여 관세 인하와 핵추진잠수함 건조 합의 등 굵직한 외교 성과를 끌어냈다. 지난 6월 프랑스 G7 정상회의 만찬에서 이 대통령만 두 시간 동안 트럼프의 옆자리에 앉아 대화한 것이 대미 외교의 성과를 상징한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대미 외교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이현주 전 오사카 총영사
이현주 전 오사카 총영사

한국 외교의 가장 큰 훼방꾼은 북한이다. 최근 북한은 한국을 적성국인 별개 국가로 규정했다. 또한 국제규범이 약화된 각자도생의 국제 환경에서 인근국인 일본, 중국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공급망 안전 협력 외교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중앙아, 중동, 아프리카에 대한 지역 외교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종종 이 대통령의 촌철살인 같은 언급이 외교 논란을 일으키지만 오히려 그 명쾌한 말이 외교관료들이 과도한 해석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

그러나 곧 정상외교의 구체적인 이행 성과를 묻고 외교를 국내 정치와 얽어 양분론으로 평가하는 국내 여론에 맞닥뜨리는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 후임 정권은 늘 전 정권의 외교를 부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했다. 그래서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외교 행사는 외교 치적으로 남기 어렵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한국 스스로 할 수 있는 외교 인프라의 개선이나,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치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이 역사적 평가를 받는 이유는 중국, 소련 등 공산권 국가들과의 수교와 대사관 설치,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등 제도적 결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모두 정권 초기에 시작해야 할 일들이다.

예를 들면 한미동맹 변화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비롯한 관련 문서의 법적 토대를 명확하게 재정비하는 일은 미국의 정책 변덕에 대응하는 중요한 제도화 작업이다. 미일안보조약의 변천 과정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난 30년간 북핵 협상 실패와 북한 문제 악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북한의 두 국가론에 대처하는 법적 기반을 만드는 것도 성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교안보 조직과 그 생태계를 개혁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외교 성과가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모든 분야 혁신과 구조개혁 필요성을 언급했다. 축구협회의 개혁도 강조했다. 축구는 최악의 위기를 겪은 후 재건할 수 있지만 외교안보분야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 미리 정비해야 한다. 외교조직 개편, 외교관 채용 방식, 경력 관리와 교육, 공관장 자격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의 모듈화, 외교 생태계 정비 등 발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대통령 외교의 성과는 오직 외교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외교가 국내 정치에 오염될수록 외교 현장의 실무자들은 수동적이 되고 외교의 질은 저하된다. 외교 참모와 외교장관의 외교 전문 능력과 정책의 안정적 연속성은 대통령의 외교 업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이재명 정부의 외교는 아직은 전문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현주 전 오사카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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