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가운데 교사는 남다르다.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관과 인성을 길러주는 사람이다.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공감 능력, 시민의식은 교실에서 다져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사는 한 명의 시민이자 공무원이지만, 동시에 미성년자의 성장을 책임지는 특별한 책무를 지닌다. 학교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공간이 아니라 배움과 인격 형성의 터전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다. 교실을 지키는 일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지키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교단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초등교사 2269명, 중등교사 1458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 퇴직 교원을 충원하지 않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교원 수를 줄여왔다.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교사 업무는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 교육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문화 학생과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이 늘면서 개별 맞춤형 교육 부담은 커졌고, 행정 업무와 생활지도까지 떠안고 있다. 교육계 반발이 거세다.
교사 자긍심도 무너지고 있다. 많은 교사는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으로 교단을 지킨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도한 학부모 민원과 학생의 언어폭력, 생활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의 부담은 더는 개인의 사명감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지난해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교원·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2024)에서도 우리나라 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 비율도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이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데이터로 읽는 우리교육’에 따르면 2025년 초등학생 희망직업 순위에서 교사 직업은 상위 3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운동선수와 의사, 크리에이터가 1∼3등을 차지했다. 교사가 아이들 선망의 대상에서 멀어진 배경에는 이런 교단의 암울한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치고 위축된 교사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존중받지 못하는 교사를 보며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란 쉽지 않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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