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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배워야 할 태국 女배구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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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의 한계를 넘어 아시아의 강호로 우뚝 선 태국 여자배구의 저력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태국이 지난달 30일 중국 톈진에서 막을 내린 2026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우승후보 중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통산 4번째 우승이자, 2028 LA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까지 거머쥐는 쾌거였다.

 

이제 태국은 아시아의 다크호스가 아닌 명실상부한 배구 강국이 된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태국의 평균 신장이다. 우승을 확신했던 중국의 평균 키는 186.69㎝였지만, 태국은 176.85㎝였다. 이쯤되면 태국이 중국의 높이를 극복한 무기가 궁금해진다.

 

세계랭킹 17위인 태국은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만들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오랜 기간 연령별 대표팀을 관리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자국 리그의 수준을 높이는 작업을 했다. 동시에 우수 선수를 해외로 진출시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자국리그 밖에서 익히도록 했다. 이번 대회 엔트리 14명 중 10명이 미국과 일본 등 해외 리그에서 활약 중이라고 한다. 팀의 전술은 속공과 파이프(중앙 후위), 이동공격 등 다채로운 무기를 선보였다. ‘과거 속공의 교과서’라고 했던 일본과 한국을 넘어서는 빠른 공격은 태국 배구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반면, 추락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씁쓸하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태국과의 8강전에서 패해 고개를 숙였다. LA올림픽 출전마저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세계랭킹 28위인 우리가 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해서는 2028년 6월 기준으로 10위권 안팎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험난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국제무대 복귀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랭킹 관리와 월드컵 출전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 배구에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제2의 김연경’으로 불리는 유망주 손서연(16·진주선명여고)의 등장이다. 183㎝의 높이를 지닌 공격수 손서연은 압도적인 타점과 지능적인 코트 활용 능력을 앞세워 지난해 한국의 U-16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최근 열린 U-17 세계선수권에서도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뤄내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한국 여자배구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장신 유망주를 발굴해야 한다. 손서연이라는 반가운 유망주의 등장을 계기로, 우리도 이제는 눈앞의 승패를 넘어선 근본적인 육성 패러다임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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