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968년부터 도로나 공원 조성 등 도시계획사업에 따라 철거된 주택 소유자나 세입자 등을 대상으로 특별공급제도를 운영했다. 감정가로 계산한 보상금에 아파트 분양권(딱지)까지 줬는데, 2008년 4월 이후 개발에 들어간 택지지구부터 이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장기전세 형식의 임대주택 입주권을 주고 있다. 분양대금을 감당하기 힘든 영세한 철거민이 내놓은 딱지가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음성적인 거래까지 성행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원하는 동 호수를 지정할 수 있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보다 싸게 집을 장만할 수 있어 딱지에 웃돈이 붙는 건 예사였다. 방 한 칸짜리 아파트 입주권은 1차례 명의 변경이 가능했는데, 2∼3장을 모으면 30평형대를 우선 분양받을 수 있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본인을 비롯한 일가 4명이 2008년 서울에서 조직적으로 철거민 자격을 얻어 아파트 특별분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후보자는 2007년 7월부터 강원 화천의 7사단 8연대 부연대장으로 복무하다가 철거민 특별분양을 노린 위장전입으로 현재 시가 22억원에 달하는 서초구 아파트를 취득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게 ‘철거민 코스프레’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실제로는 강원 최전방과 분당 양지마을(강 후보자), 제주 서귀포(후보자 부친)에 살면서 서류 위에서만 14개월짜리 철거민이 됐다가 보상금과 강남 아파트 두 채를 챙기고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근엔 브로커(기획부동산)가 미리 확보한 철거 예정 주택을 수수료까지 얹어 사들여 철거민 자격으로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정책의 빈틈을 노린 편법이지만, 집값 상승으로 전세매물마저 찾기 어려워 오죽했으면 이랬나 싶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월세는 공급 부족 추세가 강해지면서 전세난이 심각했던 2021년 수준에 도달했다는 전언이다. 강 후보자와 더불어 ‘영끌 매수’ 비판을 받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비거주 1주택 논란에 휩싸인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부동산 의혹을 받는 위정자들은 이런 무주택자의 현실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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