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일호의미술여행] 트로이의 저항

관련이슈 박일호의 미술 여행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트로이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승리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다룬 영화 ‘오디세이’가 화제다. 트로이는 지금의 튀르키예 북서부에 있었던 고대의 도시국가였다. 트로이 전쟁에 대해서는 신화적 설명과 역사적 설명이 많이 다른데, 신화적 설명이 더 흥미롭고 예술로도 자주 다루어진다.

질투의 여신 에리스가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심술을 부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쓰인 황금사과를 던져 넣었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로마식 이름 비너스)가 서로 자기 거라고 싸우면서 결혼식장은 난장판이 됐다. 보다 못한 제우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고, 파리스는 자신을 선택해 주면 아름다운 여인을 소개해 주겠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안겨 주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소개받은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귀국했다. 그 후 헬레네를 찾아오기 위해서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를 침공하며 트로이 전쟁이 시작됐다.

‘라오콘 군상’(기원전 1세기경)
‘라오콘 군상’(기원전 1세기경)

트로이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고, 성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급기야 그리스 연합군이 병사들을 숨긴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다 넣으려는 계략을 꾸몄는데, 트로이 신전의 제사장 라오콘이 그 계략을 눈치채고 끝까지 반대했다. 그러자 그리스 연합군 편에 선 신들이 두 마리의 뱀을 보내 라오콘과 그의 두 아들을 물어 죽이게 했다.

‘라오콘 군상’은 이 내용을 나타낸 작품이다. 두 마리 뱀이 세 사람의 몸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잘 표현됐다. 뱀과 싸우고 있는 라오콘과 두 아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표정도 실감 나게 보인다. 라오콘과 두 아들의 뒤틀린 몸통이나 팔의 근육 묘사에서도 고통과 절망감이 느껴지고 모든 점이 모여 당시의 극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절제와 균형의 고전기 그리스 미술을 넘어 과장되고 장식적인 느낌으로 향한 그리스 미술 말기 헬레니즘 시대 작품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발굴된 것을 미켈란젤로가 복원했고, 강렬한 표정 묘사나 격정적인 자세가 화려하고 장식적인 바로크풍의 조각에 영향을 주었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


오피니언

포토

레드벨벳 웬디 '상큼 발랄'
  • 레드벨벳 웬디 '상큼 발랄'
  • 53세 박주미, '자기관리 끝판왕'다운 군살 없는 몸매
  • 김도연 '완벽한 비율'
  • [포토] 정수정 '아름다운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