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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쉽지 않은 암표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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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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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한 장 구하기가 전쟁이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는 예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 대기번호로 넘어간다. 프로야구의 인기 경기도 좋은 자리를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공식 예매창에는 ‘매진’이라고 뜨는데 잠시 뒤 중고거래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같은 표가 몇 배의 가격으로 올라온다.

상황이 이러니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8월28일부터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됐다. 이전처럼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재판매 목적으로 부정하게 표를 사거나, 상습·영업 목적으로 웃돈을 받고 되파는 행위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신고포상금 제도도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 티켓 판매업체, 프로스포츠 단체 등이 공동 대응체계까지 꾸렸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송용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하지만 이를 비웃듯 암표 판매 방식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야구선수 사진 팝니다. 구매하면 경기 티켓을 사은품으로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사진 한 장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정작 구매자가 원하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함께 따라오는 야구표이기 때문이다. 치킨 기프티콘이나 각종 상품을 비싼 값에 올려놓고 티켓은 ‘증정품’이라고 주장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단속기관으로서는 드러난 거래의 대가가 티켓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야 하지만 간단하지 않다. 이는 암표 한 건을 적발하는 데 들어가는 행정·수사 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판매자는 계정을 바꾸고 표현을 조금만 달리하면 또다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여기에 국내 플랫폼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면 해외 기반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제 암표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결국 암표와의 싸움은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듯하다. 매크로를 막았더니 사람 계정을 동원했고, 국내 플랫폼을 단속하자 해외 사이트로 이동했다. 티켓 가격에 웃돈을 붙이지 못하게 하니 선수 사진과 굿즈, 기프티콘을 비싸게 팔고 티켓은 사은품이라고 주장한다.

수요가 있는 한 법과 단속만으로 암표를 없애기는 어렵다. 그래서 암표와의 전쟁은 아마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규제가 생기면 새로운 우회로가 나오고, 그 우회로를 막으면 또 다른 거래방식이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암표로 돈을 벌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결국 암표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잡는 것’보다 암표상이 발붙일 시장 자체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린 것은 아닐까.

근본적으로는 ‘암표가 팔리지 않는 예매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구매 단계부터 강력한 본인 인증을 적용하고, 입장 단계에서는 모바일 티켓과 본인 확인을 연계하는 방식 등이 그런 방식 중 하나다. 사정이 생겨 관람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공식 예매처가 정가 재판매를 중개하는 ‘공식 리세일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플랫폼의 책임도 지금보다 무거워져야 한다. 현재는 신고 후 기관의 공식 통보와 게시물 차단 사이에 시간차가 생길 수 있다. 인기 경기나 공연 티켓은 몇 분이면 거래가 끝나기에 아무 의미가 없다. 의심 거래를 플랫폼이 스스로 탐지해 거래 단계에서 차단하는 기술적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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