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돌아오던 일본의 40대 남성이 길에서 현금 2200만엔(약 1억 8500만원)이 든 가방을 발견하고 이를 가져갔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일본 도호쿠방송(TBC)에 따르면 43세 남성 A씨는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에서 현금 2200만엔이 든 가방을 주워 가져간 혐의로 기소됐다. 가방은 현금 수송 업무를 맡은 보안업체 직원 2명이 운반용 카트에서 떨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A씨는 암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던 길이었다. 그는 암성 수막염과 위·식도 접합부 암을 앓고 있었으며,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암이 재발해 앞으로 2~3개월밖에 살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A씨는 당시 심경에 대해 "상당히 슬펐다. 더는 주변 사람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됐다"고 말했다.
병원을 나온 그는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로 향하던 중 길가에 놓인 가방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학교 가방인 줄 알고 지나쳤지만,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해 다시 돌아왔다.
그는 인근 고토다이 공원 화장실에서 가방을 열었다. 안에는 현금이 담긴 자루가 들어 있었다. A씨는 "흔들어 보니 200만~300만엔 정도 들어 있는 것 같았다"며 "기뻤다.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집으로 돌아가 돈을 확인한 뒤에는 현금이 2000만엔을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돈을 혼자 챙겼으며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여행비와 식비, 의료비 등으로 돈을 썼다. 베트남과 일본 지역을 여행하는 데도 사용했다. 베트남을 찾은 이유에 대해 A씨는 아내의 가족이 베트남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피해 금액은 보증보험을 통해 보상됐다. 남성은 보험사에 매달 3만엔(약 25만원)씩 갚기로 했으며, 지금까지 약 344만엔(약 2887만원)을 상환했다. 남은 금액은 약 1800만엔(약 1억 5000만원)이다.
현재 직업이 없는 A씨는 변호인이 변제 가능성을 묻자 "갚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에게 돈을 갚고 일자리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으며, 변호인은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상황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A씨가 매달 3만엔씩 갚아서는 변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지만, A씨는 "갚겠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6일에 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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